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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수몰참사’ 유족, 관계당국 ‘책임 떠넘기기’에 분통“위험상황 카톡으로 알리면 끝?”…목동 수몰참사 ‘예고된 인재(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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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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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2  17:31:27
수정 2019.08.02  1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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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목동 빗물펌프장 수몰 사고현장에서 실종된 현대건설 직원 안모(30)씨와 미얀마 국적의 20대 협력업체 직원 A씨가 1일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가 벌어졌는데도 시설 운영 주체인 서울시와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유가족의 가슴엔 피멍이 들고 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7시10분께 구모씨 등 협력업체 직원 2명이 먼저 일상 점검을 위해 수로로 내려갔다. 당시 수문 개방으로 현장 상황이 위험해지자 이를 알리기 위해 현대건설 직원 안씨가 약 40분 뒤 직접 수로로 따라 들어갔다.

안씨의 경우, 먼저 들어간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 직접 현장으로 내려갔다가 갑자기 불어난 물살에 함께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있다.

   
▲ 서울 목동 빗물펌프장 수몰사고 <그래픽제공=뉴시스>

숨진 안씨의 아버지는 2일 SNS를 통해 “대한민국 서울 중심지에서 벌어진 대참사라고 언론에서 떠들지만, 인재사고에는 책임 소재가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지만 지금까지 (관계당국이) 서로 책임전가 하기에 급급하다”며 “세월호 참사의 교훈도 가시지 않았는데 이들은 마치 유령 같다. 안전불감증에 걸린 대한민국이 두렵다”고 개탄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작업자가 (지하수로에) 들어가 있는데도 자동으로 맞춰 논 수문이 열렸다”고 설명하며 “시험가동 중이면 더욱이 컨트롤타워를 조정하는 책임자가 있어야 하지만 그들(서울시, 양천구청)은 위험 상황을 카톡으로 알렸다고 책임회피만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무관서가 발주처가 되고, 건설은 시행사가 하고, 다시 하도급으로 이어지는 구조”속에서 “(위험 상황을) 오로지 카톡으로 알리면 끝”이라며 이번 참사가 ‘예고된 인재’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그는 “아들도 시공사 직원으로, 갑으로, 많은 하청 직원들을 관리 감독한다. 아들도 카톡으로 받은 위급상황을 하청기업에 보내면 됐지만 위급한 상황이기에 아들은 직접 그들을 구하러 내려갔다. 이미 수문은 열려있는 상황에서 밀려오는 엄청난 물의 위력은 아들을 삼켜버렸을 것”이라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짐작했다.

   
▲ 3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 수몰사고 현장에서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특히 안씨는 희생자 가족에 대한 배려 없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관계당국에 대한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7시30분경 사고가 나고도 가족한테 11시 넘어 알리는 기업이 우리나라 최대 기업인 현대건설”이고, “이 공사를 최종 관리 감독하는 서울시는 아직까지 가족한테 어떠한 사과도 한 적이 없다. 수문 개폐에 책임이 있는 양천구도 마찬가지다. 모든 잘못을 안전관리 미숙인 시공사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일 분노하는 것은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지만 슬픔을 당한 가족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가 없는 것)”이라고 밝히고는 “아직까지 장례도 못 치른 아들의 시신은 사인규명을 위해 또 다시 검안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목동 빗물펌프장 수몰사고를 수사하는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또 경찰은 다음주 사고현장을 합동감식할 예정인 가운데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협력업체 직원, 관할 양천구청 관계자 등 10여명을 불러 빗물펌프장 시설관리 자료 등을 토대로 사실 관계를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래는 숨진 현대건설 직원 안모씨 부친이 페이스북에 쓴 글 전문이다. 

누구보다도 고맙고 잘난 아들이었다. 
못난 부모 만났지만 언제나 꿋꿋하고 의젓하게 철없는 엄마, 아빠를 더 많이 이해하고 챙겼던 아들이다.

신문과 영화에서 보았던 일이 갑자기 덮쳐서 지금도 손이 떨리고 있고 가슴이 매어온다. 
초등, 중등, 고등학교 때도 남들은. 모두 지 아들 대학 보내려고 과외다 학원들을 보낼 때도 대학 안가도 니 좋아하는 것 하라고 방치만 했고, 놀이터에 놀 애들이 없다고 태권도 학원 잠시 다닌 것 외에 집에서 노는 것 보다 밖에 나가서 형아들 하고 농구 하는 걸 더 좋아했던 아들이었다. 부모 등록금 덜어 준다고 시립대 들어가 4년 내내 장학금 받으며 네덜란드까지 교환학생으로 갔다 오기도 했다. 선배, 친구들이 취업의 관문에 어려워 할 때도 당당히 현대건설 들어가서 열심히 돈을 모을 때도 난 많이도 모른 척 하면서도 대견해했었다.

군대 가는 날만 기다려 일주일 만에 집 팔아 세계여행 가서 가는 도시마다 엽서 보내는 철없는 부모를 재미있어 하고 존중 하는 그런 아들로 자라나서 지인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지가 돈 벌어 결혼한다며 10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끝내 결혼해 딸 같은 며느리와 한 식구가 되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다.

그 만큼 넌 우리에겐 고마움이었다. 
아빠의 괴팍함도 닮지 않았고
엄마의 고집스러움도 닮지 않고
포옹력과 친근함이 나보다 나아 엄마와 이야기할 땐 딸처럼, 나와는 남성적 면으로 아들처럼 친구 같은 아들이었다.

자식 잃은 세월호 부모들의 기사를 볼 때마다 흘러내리는 눈물과 멍울진 가슴을 쓰다듬어도 나의 온 세포들을 이렇게 거꾸로 돌려 놓친 못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는 피눈물이 맺힌다고 하지만 피눈물과 함께 아무것도 없는 빈백지 상태가 되었다.

강한 멘탈을 자랑하던 내가 이렇게 한 번에 무너져 내리니 그동안 얼마나 한꺼풀 껍데기로 위장한 채 살았었는지, 어머니 죽음 후 슬퍼하는 가족들을 애써 다독이며 슬픔을 안으로 삭혔던 (내가) 자식의 죽음 앞에선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지가 뭐라고 그 사지에 죽음의 경계에 (있는) 하청 직원들을 구하기 위해 40m 지하로 들어갔냐 말이다.

대한민국 서울 중심지에서 벌어진 대참사라고 언론에서 떠들지만 인재사고에는 책임소재가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지만 지금까지 서로 책임전가 하기에 급급하다. 
세월호 참사의 교훈도 가시지 않았는데
이들은 마치 유령같다. 
안전불감증에 걸린 대한민국이 두렵다.

사고가 난 지 24시간 다 되어 시신을 찾았지만 그 시간을 지켜보던 가족들 역시 산 사람이 아니었다.

5년동안 아들이 한 일을 이렇게 빠른 시간에 머리에 입력되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정도 이다. 4km구간 배수구간과 40m 수직구, 거대한 지하 구조물이 오로지 빗물을 가두기 위한 지하 벙커 터널 구조로 되어있어 탈출을 위한 어떠한 것도 없다는 것도 알았다.

작업자가 들어가 있는데도 자동으로 맞춰 논 수문이 열렸다. 시험가동 중이면 더욱이 콘트롤타워를 조정하는 책임자가 있어야 하지만 그들은(서울시, 양천구청) 위험상황을 카톡으로 알렸다고 책임회피만 한다. 

주무관서가 발주처가 되고 건설은 시행사가 하고 다시 하도급으로 이어지는 구조.. 
콘트롤타워의 책임주체는 사후 관리자인 양천구청이 되면서 뒤죽박죽이 된 커뮤니티 안전 시스템이 오로지 카톡으로 알리면 끝이다.

아들도 시공사 직원으로 갑으로 많은 하청 직원들을 관리 감독한다. 
아들도 카톡으로 받은 위급상황을 하청기업에게 보내면 된다. 
하지만 위급한 상황이기에 아들은 직접 그들을 구하러 내려갔다. 
이미 수문은 열려있는 상황에서 밀려오는 엄청난 물의 위력은 아들을 삼켜버렸을 것이다.

7시 30분경 사고가 나고도 가족한테 11시 넘어 알리는 기업이 우리나라 최대 기업인 현대건설이다. 뉴스를 보고 이 날 근무인 걸 안 며느리는 9시 넘어 갔지만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이 공사를 최종 관리 감독하는 서울시는 아직까지 가족한테 어떠한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수문의 개폐에 책임이 있는 양천구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잘못을 안전관리 미숙인 시공사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

제일 분노하는 것은 인재 사고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지만 슬픔을 당한 가족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가 없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장례도 못 치른 아들의 시신은 사인규명을 위해 또 다시 검안에 들어간다.

현대건설에서는 아직까지 정직원이 이렇게 사고가 난 적이 없다고 한다. 
사고는 협력업체, 그 밑의 하도급 업체에만 일어나고 지들은 명령만 내리면 되는 구조이다.

만약 아들이 이들과 같이 지시만 했다면
직접적 책임자인 아들은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 했을 것이다.

평소 아빠가 어떠한 일을 했는지 보면서 자란 아들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부당한 대우를 잘 안다. 그렇기에 언제나 예의를 갖춰 진심으로 그들을 대했다. 가난한 아빠가 아프리카 콩고 전쟁고아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는 아빠와 다른 방식으로 앰네스티에 정기적 후원하였다. 

언제나 밖으로 돌던 아빠와는 달리 가족의 행복을 제일 우선으로 생각했다. 사고가 나던 바로 전 날도 생일축하 선물을 며느리와 아들한테 받았다. 
엄마 아빠 바쁘니까 니들만 행복하게 살라고 해도 아들은 언제나 밥 한 끼 먹자고 나를 호출했다. 속으로 기뻤지만 만나면 매 번 속마음과는 다른 살갑지 않은 말들을 뱉어 내었다.

난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다. 
모인 가족들과 가족대책위도 꾸렸다. 
아들을 잘 아는 가족들은 무너진 내 모습을 추슬러 주었다.

앞으로 어디에도 글도 쓸 수 없을 것 같기에 정신을 차리기 위해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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