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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대납’ 사라지고 ‘삼성 어닝쇼크’로 도배하다[신문읽기] 삼성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한국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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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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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9  09:37:10
수정 2019.01.09  10: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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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의 자택 수리비를 삼성물산이 대신 내준 혐의에 대한 재판이 곧 열릴 예정인데요. 이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자택의 실내 연못을 비롯해 삼성 일가의 다른 집 수리비도 삼성물산이 대납했다는 건설업자의 추가 폭로가 나왔습니다.” 

오늘(9일) 오전 8시30분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본 정치뉴스’ 6위에 오른 기사입니다. MBC <뉴스투데이>가 오늘 보도한 리포트입니다. 어제(8일) 정의당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내용을 공개했는데 MBC 리포트는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이부진 대납’…KBS MBC JTBC YTN 등 방송사와 경향·한겨레 정도만 보도 

어제(8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와 기자회견장에 함께 등장한 제보자는 곽상운 지스톤엔지니어링 대표입니다. 해당 업체는 이건희 회장 사랑채의 샤워실 방수 공사를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자택의 기계실 코팅 등 수년간 이 회장 일가 자택들의 특수자재 공사를 맡았습니다. 

곽상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비용을 삼성물산이 냈다고 주장했습니다. 2005년부터 삼성물산 등과 계약을 맺고 진행한 30여 건의 공사 내역과 삼성물산으로부터 공사대금용으로 받은 세금계산서도 공개했습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재벌 총수 일가가 자택을 수리하며 그 비용을 기업을 통해 대납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삼성 재벌 총수 일가의 공사 대금의 출처를 분명히 확인하고 차명계좌의 연관성과 함께 삼성물산의 배임의혹을 명백히 밝힐 것”을 촉구했습니다. 

정의당은 이부진 사장과 삼성물산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물산 건설 부문 부실공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하지만 어제 기자회견은 많은 언론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KBS와 MBC, JTBC, YTN 등이 주요뉴스로 보도했을 뿐 상당수 언론은 주목조차 안했습니다. 오늘(9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이부진 대납 의혹’을 보도한 곳은 경향신문과 한겨레 정도입니다. 

물론 삼성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이 2005년 이부진 사장 자택 공사를 수주해 완공했으나 2006년 하자가 발생해 관련 하자보수를 진행한 것”이고 “그에 대한 공사대금을 사측에서 부담한 것이다. 공사비 대납이 아니고 ‘하자보수’”라는 겁니다. 

하지만 의혹이 구체적이고 ‘나름’ 근거가 있다는 점에서, 더구나 이건희 회장의 자택 수리비를 삼성물산이 대신 내준 혐의에 대한 재판이 곧 열린다는 점에서 충분히 보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지금 상당수 언론이 침묵하는 것처럼 ‘이 문제’가 언급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뉴스가치가 없는 건 절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삼성물산 이부진 대납’ 의혹 외면하고 ‘삼성 어닝쇼크’ 1면에 보도한 언론들 

그래서 봤습니다. ‘삼성물산 이부진 대납 의혹’을 외면하고 어떤 기사를 주목했는지. 역시나 예상(?)대로였습니다. 제가 직접 설명하는 것보다는 오늘 전국단위종합일간지 지면 배치를 정리해서 보여주는 게 훨씬 효과적일 듯 합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반도체 초호황 끝나자 삼성전자 어닝쇼크, “하반기 살아날 것”>(국민일보 10면)
<반도체 내리막… 삼성전자 영업익 4분기 28% 감소>(동아일보 1면)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반도체 쇼크’>(서울신문 1면)
<삼성전자, 우려가 현실로… 4분기 ‘어닝쇼크’>(세계일보 1면)
<삼성전자 영업이익 38.5% 추락>(조선일보 1면)
<삼성전자 어닝쇼크…60조 흑자 문턱 못 넘었다>(중앙일보 E2면)
<삼성전자 ‘반도체 쇼크’… 한국 수출에 빨간불>(한국일보 1면)

경제지는 어떨까요? ‘난리’입니다. 나라가 망할 듯한 지면배치입니다. 

<‘한국 반도체쇼크’ 훨씬 심각했다>(매일경제 1면)
<‘경제 대들보’ 반도체가 흔들린다>(한국경제 1면)
<삼성·LG ‘동반쇼크’...짙어진 제조업 위기>(서울경제 1면)
<[삼성전자 어닝 쇼크] 반도체 잔치 끝났다…‘삼성 쇼크’ 영업익 7조 급감>(파이낸셜뉴스 1면)
<삼성전자, 작년 4Q 어닝쇼크…반도체 호황 끝났다>(이데일리 1면)

물론 삼성 ‘어닝쇼크’가 별문제 아니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차분한 분석보다 ‘나라가 망할 것 같은 호들갑’을 떠는 것 같아 보기 민망합니다. 

참고로 한국은행은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력품목 단가가 둔화된 데다 세계 교역량이 줄고, 그동안 높은 증가세에 따른 기저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상당수 언론은 ‘톤 다운’ 하면서 차분하게 분석해야 할 기사는 ‘호들갑 떨며 난리’이고, ‘주목해서 키워도 되는 기사’는 아예 무시합니다. 특히 삼성 관련 기사가 그렇습니다. 

이런 ‘뉴스의 불공평’이 혹시 새해 1면에 실리는 삼성 광고와 연관이 있는 건 아니겠지요? 참고로 올해 1면에 ‘삼성 광고’가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이부진 대납 의혹’을 보도한 곳은 경향신문밖에 없습니다. 한겨레는 3년째 삼성광고가 실리지 않았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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