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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신문(?) 조선일보의 ‘단독’ 수준[신문읽기] “하하하 가족들 봐야죠”가 사실상 전부인 게 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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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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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4  08:36:37
수정 2019.01.04  11: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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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384일만의 귀갓길…집 앞에서는 ‘레이저 눈빛’ 없었다> 

조선일보가 어제(3일) 보도한 기사 제목입니다. 조선비즈 기자가 썼지만 조선일보 ‘온라인 기사’로 나갔습니다. 제목 앞에 ‘단독’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제목도 웃깁니다. ‘레이저 눈빛 없었다’라니 … 웃기려고 그랬을까요?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제목보다 기자가 던진 질문을 보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선일보는 우병우 ‘단독’ 인터뷰를 통해 뭘 보여주려고 했던 걸까

조선비즈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두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재판 과정에 억울함이 없으시냐”와 “이제부터 뭐 하실 거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384일만에 석방된 점,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 상황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무척 한가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질문을 위해 조선비즈 기자는 그렇게 끈질기게 우 전 수석을 쫓았던 걸까요. 질문할 게 이런 것 외에는 없었을까요. 

‘아직까지 본인에게 죄가 없다고 보느냐’ ‘구치소에 있는 동안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은 좀 했느냐’ ‘이번에 풀려난 것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같은 질문을 할 수는 없었을까요. 

조선비즈 기자 질문도 이해하기 어렵고, 저런 기사를 ‘단독’이란 타이틀을 달고 ‘레이저 눈빛 없었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조선일보 태도는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유, 1년 만에 집에 왔는데. 가족들 만나야죠. 구치소 앞에서도 한마디도 안 하고 왔습니다” “하하하. 가족들 봐야죠.”

우 전 수석이 한 대답은 이 말이 전부입니다. 새벽 자신의 집 앞에서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찍힌 사진과 “하하하 가족들 봐야죠”가 사실상 전부인 인터뷰(?) 기사. 이런 기사를 ‘단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조선일보가 자칭 ‘1등 신문’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2018년에도)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분석과 날카로운 비판을 통해 ‘할 말은 하는 신문’으로서의 명성을 재확인시킨”(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신년사) 조선일보라면 오히려 ‘단독 붙이기’ 민망한 기사가 아니었을까요. 

“하하하 가족들 봐야죠”라는 우 전 수석 답변에서 대체 어떤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분석과 날카로운 비판’이 있는 건지 몰라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 국정농단 사태 방조, 불법사찰 지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되어 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우 전 수석에 대해 추가로 청구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사진제공=뉴시스>

대체 ‘현송월 총살 단독보도’는 언제 정정하고 사과문 낼 생각인가요 

저는 ‘단독’하면 떠오르는 게 조선일보의 ‘현송월 총살보도’입니다. 2013년 8월29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김정은 옛 애인(보천보 전자악단 소속 가수 현송월) 등 10여명, 음란물 찍어 총살돼> 기사는 아직도 버젓이 온라인에 게재돼 있습니다. 

‘단독’이라는 타이틀도 그대로입니다. 해당 기사는 조선일보 2013년 8월29일자 조선일보 지면(6면)에도 실렸습니다. 

문제의 ‘현송월 총살보도’는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에서도 지적한 내용입니다. 조선일보는 2018년 2월23일 29면에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 2월 정례회의’ 내용을 소개했는데 당시 독자권익보호위원회는 “2013년에 현송월이 총살되었다고 (조선일보가) 오보했으나 아직까지 정정 보도하지 않았다. 여성의 외모나 명품에 포커스를 맞추는 관행은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아직까지 ‘현송월 총살 보도’와 관련해 정정도 없고 사과도 없습니다. 여전히 ‘단독’ 타이틀을 유지한 채 가짜뉴스를 그대로 내보내고 있는 겁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 지적마저 무시하는 조선일보가 “조선일보는 세태에 흔들리지 않고 정론과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키는 우뚝 선 언론으로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조선일보 브랜드는 어떤 환경, 어떤 고난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2019년 신년사)고 공언하는 게 코미디로 보이는 이유입니다. 

조선일보는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분석과 날카로운 비판을 통해 ‘할 말은 하는 신문’” “세태에 흔들리지 않고 정론과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키는 우뚝 선 언론” 운운하기 전에 ‘현송월 총살 단독보도’부터 정정하고 사과하시는 게 어떨까요. 

저런 가짜뉴스를 아직 버젓이 인터넷에 검색되게 내버려 두는 무책임한 언론이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키는 우뚝 선 언론’이라니요? 지나가는 개가 웃습니다. ‘현송월 총살 오보’부터 정정하고 사과하세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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