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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이건희 신년사’ 게재한 중앙일보[신문읽기] 이정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의 ‘가상 칼럼’이 수정돼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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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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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3  08:33:36
수정 2019.01.03  08: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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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자료사진=뉴시스>

중앙일보가 2019년 새로운(?) 모습을 계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어제(2일)는 홍석현 중앙그룹 회장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을 ‘전 경제부총리’ 자격으로 인터뷰하더니 오늘(3일)은 ‘가상의 이건희 회장 신년사’를 실었습니다. 

‘가상 칼럼’ ‘상상 칼럼’은 이정재 칼럼니스트의 주특기인가 봅니다. 그는 2017년 4월13일자 중앙일보 지면에 <한 달 후 대한민국>이라는 칼럼을 썼는데 첫 문장을 “이건 그냥 상상이다. 현실에선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라고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상상이라는 전제를 달았다고 해도 ‘황당한 칼럼’은 황당한 칼럼일 뿐입니다. 칼럼 게재 직후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당 칼럼은 네티즌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 달 후 대한민국’ 칼럼의 주인공 … 이건희 회장을 위한 칼럼을 쓰다

고발뉴스를 통해 이미 지적한 내용이지만 “아무리 ‘상상’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쓴 글이라 해도 이 칼럼은 당시 문재인 후보의 안보무능과 우유부단함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근거도 없었다”는 점에서 저는 무책임한 칼럼이라고 하는 게 온당하다고 봅니다. 

그런 이정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가 오늘(3일) 또 가상의 칼럼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건희의 2019 신년사>라는 제목의 칼럼입니다. 그가 이런 칼럼을 쓴 이유를 직접 밝히고 있는데 인용합니다. 

“기업가 정신이 사라진 시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소환했다. 1988~2014년, 24번의 신년사에서 그는 한 번도 위기를 말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는 ‘위기의식이야말로 성공의식’이라고 말해왔다. 그가 건재했다면 올해 신년사는 어땠을까. 윗글은 그의 과거 신년사에서 발췌, 편집한 가공의 ‘2019 이건희 신년사’다. 한 자도 바꾸거나 보태지 않았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기업가 정신이 사라진 지금, 이건희 회장의 역대 신년사를 ‘조합’해 실종된 기업가 정신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취지-이정재 칼럼니스트가 ‘이런 칼럼’을 쓴 이유입니다. 

취지는 나름 이해(?)하지만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시점에서 과연 ‘이건희 회장의 신년사’를 가상으로 쓰는 게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을까 – 이런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정재의 ‘가상 칼럼’에 이런 부분이 나오는데 대기업을 비롯한 이른바 한국 사회 기득권 세력들은 고개를 끄덕일지 몰라도 저 같은 ‘서민들’은 “대체 이게 뭔 소리야”라는 반응을 보일 겁니다. 해당 부분 인용합니다. 

“지난해도 우리의 기업환경은 희망보다는 좌절이, 지원보다는 규제가, 화합보다는 혼란이 심했던 한 해였습니다. 기업 활동에 대한 부당한 간섭과 통제는 모든 기업가의 사기를 위축시켰고, 전직 대통령 구속으로까지 확대된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는 등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함과 동시에 깊은 절망감을 안겨 준 한 해였습니다. (96) … 어려운 이웃을 돕고 그늘진 곳을 보살피는 데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협력업체와는 한배를 탄 공동체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2004)” 

괄호안은 신년사 연도를 말합니다. 저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 그늘진 곳을 보살피는 데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협력업체와는 한배를 탄 공동체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협력업체와의 공동체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삼성이? 

이정재 칼럼니스트가 소개한 2004년 이건희 회장의 신년사에 지금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물론 저는 이건희 회장이 한국 경제에 미친 ‘공’을 폄훼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공’ 못지않게 ‘과’ 역시 매우 크기 때문에 일방적인 찬양은 곤란하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특히 삼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중앙일보 지면에 ‘이런 칼럼’이 실리면 더더욱 곤란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정재 칼럼니스트에게 지난해 12월28일 JTBC가 보도한 리포트를 일부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이 리포트를 보고 본인의 ‘가상 칼럼’을 일부 수정하는 게 어떤지도 제안 드립니다. 

“삼성특검 당시 확인 되지 않았다가 경찰 수사에서 새로 발견된 삼성그룹 차명계좌 의혹에 대해서 검찰이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260개 차명계좌를 검찰이 더 확인했고, 수십억원대 세금을 탈루했다고 결론 내렸는데요.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는 병원에 있는 만큼 직접 조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해 기소 중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중략)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크게 2갈래였습니다. 차명 계좌를 통한 세금 포탈, 그리고 회장 일가의 주택 공사비를 회삿돈으로 냈다는 혐의입니다. 세금포탈 혐의와 관련해 검찰은 앞서 경찰이 발견한 차명 증권계좌 222개 외에 260개 계좌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계좌는 235명의 삼성 전·현직 임원들 이름으로 되어있고, 모두 3430억 원 대 주식이 거래됐습니다 (중략) 

검찰은 또 이 회장 일가의 주택 공사비 33억 원을 삼성물산 돈으로 대납한 혐의에 대해서는 횡령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장이 4년째 입원해 있어 기소 중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수백 개 차명계좌를 통해 비자금을 마련하고 세금을 포탈하는 게 ‘기업가 정신’일까요. 회장 일가의 주택 공사비를 회삿돈으로 내는 게 기업가 정신일까요.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이정재 시시각각’ 칼럼이 수정되어야 하는 이유 

그리고 이른바 삼성그룹 ‘노조 파괴’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최근 발표한 수사결과를 보면 당시 삼성그룹 지휘부 역할을 담당했던 ‘미래 전략실’과 계열사 노무 담당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그늘진 곳을 보살피는 데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며 협력업체와는 한배를 탄 공동체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기업가 정신’이 이런 ‘노조 파괴’를 말하는 건지요? 이정재 칼럼니스트는 지금이라도 자신의 ‘가상 칼럼’을 수정하는 게 어떨까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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