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청와대‧정부부처 업무추진비 사용 논란이 국회로 확산된 가운데 국회가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특수활동비는 줄이는 대신 업추비를 10억원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눈먼 돈’이라고 불리는 특수활동비는 올해 65억원에서 내년도 9억8000만원으로 대폭 줄였다. 

그러나 업무추진비는 103억 원에서 113억 원으로 오히려 10억원 늘었다. 

업무추진비는 영수증을 첨부하지만 사용 내역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국회만 볼 수 있다. 또 감사원도 총액과 증빙 여부 정도만 확인할 뿐 세밀하게 집행 내역을 살피지 않는다. 

국회 보좌진들은 “사무처가 일일이 검증할 리가 없어 사실상 특활비처럼 썼다”, “증빙을 하면 심야 시간대나 주말에도 쓸 수 있다”고 실상을 털어놨다. 

업추비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면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한다. 국회는 총액만 밝히고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는 집행 건마다 집행 일자, 장소, 인원, 금액, 목적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회의 업무추진비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국회는  법원 판결에 항소하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정의당은 “국민의 알권리로 국회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공개를 촉구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3일 페이스북에서 업추비를 늘렸다는 보도에 대해 “의심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업무추진비를 늘리기 이전에 그동안 어떻게 써 왔는지를 공개하고 검증을 받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하 대표는 “업무추진비 증액에 대해서는 국민적 여론이 당연히 반대할 것”이라며 “그 외에도 다른 문제가 없는지 내년도 국회 예산안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정두언 전 의원은 tbs라디오 ‘김종배의 색다른 시선’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본인은 이제 공개하겠다고 하는데 그것도 애매하다”며 “국회의장, 부의장이 다 공개하면 (심재철 의원 본인도) 공개하겠다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나는 공개할 의사가 있는데 사무처에서 공개를 안 한다고 한다”며 “이제 한편으로 모든 사람이 다 공개해야 된다는, 다른 사람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기회에 업무추진비는 확실하게 공개대상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