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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 건국절’ 재점화하는 보수, 두 달 전 김병준 칼럼을 보라[하성태의 와이드뷰] 당내 노선투쟁 위해 역사 소환하는 극우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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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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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10  14:57:09
수정 2018.08.10  15: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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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고 대한민국은 정신분열증에 빠져 있다.”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6.1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 낙선한 김문수 전 의원의 현 정부 비판은 화끈했다. 이제는 지겨울 법도 한데 그 꾸준함과 성실한 ‘아무말 대잔치’에 허를 내두르게 된다. 헌데, 이러한 발언보다 그 발언이 나온 자리가 더 중요해 보인다. 

김문수 전 의원이 “지금 대한민국의 위기는 국민의 손으로 뽑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 때문에 북핵위기와 경제위기, 역사전쟁으로 인한 위기가 극도로 악화했다”는 축사를 한 장소는  지난 9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주최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 세미나’ 자리였다. 

<연합뉴스>와 <미디어오늘>, <노컷뉴스> 등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다수의 자유한국당 의원이 참석했다. 다른 원내정당 의원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이밖에 김문수 전 의원을 비롯해 지난 5월 MBC에서 해고된 최대현 아나운서, 이재춘 전 주러시아 대사, 박정이 한국당 국책자문위원장,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씨 부인 조혜자 여사 등이 참석했다고 한다. 

이날 행사는 여러 의미로 주목할 만 했다. 비단 김 전 의원의 발언 수위 때문만은 아니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여러 논란을 촉발시켰던 ‘건국절’과 이승만 전 대통령을 재조명하자는 주장이 주축을 이뤘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한창 ‘국가주의’ 프레임으로 언론 플레이를 한 것과 비교할 만한 움직임이 아닐 수 없었다. 

   
▲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왼쪽부터)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윤상직 의원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병준 견제 위해 역사 소환하는 극우보수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발제문에서 “우리 사회 일각에서 ‘안보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 수구꼴통이나 반통일세력으로 치부하는 냉소적 분위기가 만연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김정은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전형적인 안보 보수주의적 시각이다. 아니, 극우적 시각이다. 남북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정상의 노력과 전 세계의 관심을 외면하고 일축하는 ‘외눈박이’와 같은 관점이 아닐 수 없다. 새롭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구태’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제정을 시도했던 ‘건국절’ 관련 세미나였던 만큼, 뉴라이트 역사관에 입각한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포럼과 함께 이날 세미나를 심재철 의원의 주장이 대표적이었다. 심 의원은 심지어 해묵은, 여성비하적인 ‘임신론’을 들고 나왔다. <미디어오늘> 따르면, 인사말에 나선 심재철 의원은 “한쪽에선 여전히 건국이 1919년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1919년은 아이로 비유하면 임신으로 봐야 한다”면서 “정작 아이가 태어난 날이 생일이고 대한민국이 나라로 제대로 태어난 날이 1948년 8월15일”이라고 강조했다. 

‘건국 70주년 기념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문수 전 의원은 한술 더 떴다. 그는 <연합뉴스>의 통화에서 “자유민주주의 위기를 가져온 우리당의 무능과 분열에 대한 맹성을 통해 자유대한민국을 굳건히 세우는 것이 비상대책이지 이승만, 박정희 다 버리고 가는 것은 비겁하고 분열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자유한국당 내 일부 인사들의 ‘이승만, 박정희 떠안기’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향한 견제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러한 건국절 강조와 ‘이승만, 박정희 떠안기’는 ‘김병준 비대위 체제’에 대해 자유한국당 내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한 것과 달리 극우와 궤를 같이 하거나 ‘김병준 비대위’에 반대하는 인사들이 보일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일 수 있다.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9일 오전 경북 경주시 천군동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탈원전 정책 재고를 위한 국민경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실제로 박근혜 탄핵을 반대하며 태극기 집회에 참가했던 김 전 의원은 ‘김병준 비대위 체제’에 대해 “보수가 아니라 노무현 이중대로 가는 것”이란 주장을 서슴지 않았다. 이와 관련, 9일 <노컷뉴스>는 이에 대해 행사를 주관한 인사 중 강효상 의원은 ‘홍준표 체제’의 핵심 인사로, 심재철 의원은 당권주자로서 ‘비상당권 체제로의 전환’에 문제를 제기한 인사로 분류했다. 

이들 모두 ‘노무현 정신 계승’을 언급하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에 비판적인 세력이다. 이들이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 세미나’를 빌미로 보수의 이념 강화를 꿰하는 동시에 현 김병준 비대위 체제의 견제를 위해 ‘건국절’과 ‘이승만, 박정희 떠안기’를 들고 나온 것이다. 요약컨대, 당내 노선 투쟁을 위해 역사, 그것도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를 끌고 들어온 꼴이랄까. 

이미 두 달 전 ‘1948 건국’ 비판했던 김병준 

“이 거대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집권당 시절 국민의 역사관까지 국가권력으로 통제하려 했다. ‘1948년 건국’ 등이 옳다고 믿으면 이를 논리로 다툴 일이지, 국정교과서로 이를 강제할 일이더냐. 또 그것이 가능하기나 한 일이더냐. 그러고도 지금까지 이에 대한 올바른 성찰 한번 없었다. 국민의 눈에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모습이라는 이야기이다.”

지난 6.14 지방 선거 직후,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동아일보>에 게재한 ‘[김병준 칼럼]제1야당, 제대로 변하고 싶다면’의 일부다. 당시 객원논설위원이자 국민대 명예교수 자격으로 게재한 칼럼에서 김 위원장은 “한국당을 비롯한 주요 야당들은 어떠냐?”며 “보수적 대안이든 중도적 대안이든 대안을 내어 놓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인권, 평화, 상생, 환경) 가치를 추구하는 것 자체에 대해 빈정거린다”고 쏘아 붙였다. 조금 더 들어 보자. 

“국민 입장에서는 이 빈정거림이 싫다. 정부여당의 잘못된 국정운영 프레임과 정책적 무능보다 더 싫고, 그래서 더 먼저, 더 크게 보인다. 결국 이 빈정거림이 정부여당의 잘못을 가려주는 가림막이 되어 준다. 한국당과 그 대표가 없으면 대통령과 여당이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빠지게 된다는 조크도 그래서 나온다.

변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야당은 물론이고, 그 가림막 뒤에 안주할 정부여당까지 실패한다. 결국 국민 모두가 불행해진다. 야당의 변화에 온 국민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홈페이지 캡처>

이 칼럼에서 이미 김 비대위원장은 정부여당에 대해서는 “국가주의와 대중영합주의의 결합, 이 역시 시대착오적”이라 비판한 바 있다. 이러한 여야 모두를 위한 비판이야말로 비대위원장직 수락 직후 김 비대위원장의 노선과 일치한다. 그 노선과 철학에 대한 호불호야 둘째 치더라도, 김병준 체제를 견제하는 세력이 환영할리 만무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김병준 체제가 사는 길은, 자유한국당과 보수가 민심을 얻을 단서는 어쩌면 저 ‘김병준칼럼’에 일부 답이 담겨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국민의 역사관까지 국가권력으로 통제하려 했”던 세력과 과감히 결별하는 일 말이다. 

이를 테면, 김병준 위원장 본인이 주장한 ‘국민의 눈’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 세미나’를 주도한 당내 의원들과의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앞서 언급한 대로, 이 ‘건국절’ 세미나 내용이, 발언들이 가리키는 자유한국당과 보수의 현실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김병준 vs. 반 김병준’의 노선 투쟁이 장기화될 것이 불을 보듯 빤하기에.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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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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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하섭 2018-08-10 19:13:01

    결론적으로 김문수지사가 김병준비대위원장에 대하여 빈정대고 있다 . 뭐 이얘기 아니요?
    김문수지사를 몰라도 넘 모르시네요!
    두고 보세요 김문수지사 말씀이 틀리는지를!
    김문수지사는 근거없는 말씀 절대로 안하십니다.
    오직 나라와 국민만을 걱정 합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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