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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제친 정의당의 약진, ‘오비이락’ 예견했던 노회찬[하성태의 와이드뷰] 민심은 여당 견제와 개혁 완수할 강력한 야당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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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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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5  09:26:56
수정 2018.08.07  17: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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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지난 6월4일 충주시의원 선거 사선거구에 출마한 채선병 후보 지원 유세 후 채소를 팔러 나온 상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저희들이 정당 지지율을 높여서 광역비례 등의 의석을 창출하는 게 주요한 목표 중의 하나고요. 그렇게 하면서 내후년 총선 디딤돌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저희들이 지금 조금 더 노력하면 저희들보다 앞서있는 위치에는 제1야당이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죠. 그래서 자유한국당을 따라잡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정당 득표율 제고가 목표라는 점에서. 저희들이 5번이기 때문에 5번이 날면 2번이 떨어진다. 그래서 오비이락이라 이렇게 부르기도 합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목소리는 확신보단 신념 어린 선언에 가까웠다. 6.14 지방선거의 복판이던 지난 6월 5일, 정의당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노회찬 의원은 YTN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출연, 정의당의 목표를 역설하고 있었다. 특히 꼭 짚어 자유한국당을 겨냥한 이유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자유한국당은 전직 대통령을 2명이나 감옥에 보내고도 반성 안 하고 있습니다(중략). 또 지금 제반정책에서 저희들하고 가장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 민생 문제라거나 또는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해서 자유한국당이기 때문에 저희들로서는 자유한국당과의 대비를 강조하곤 하는 편입니다.”

그랬던 노 원내대표의 신념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정의당이 정당지지율에서 자유한국당을 제치고 ‘2위’를 기록하는 일대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비록 정치인 노회찬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벌어진 지지율 상승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국 정치사에 있어 기록할 만한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지방선거 이후 자유한국당의 몰락에 이은 정의당의 약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예견됐던 정의당의 약진

5석 대 113석. 

정의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의석수다. 이 정도면 수적 열세가 아니라 비교 불가에 가까운 수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10명 중 1명에 해당하는 국민들이 지금 정의당을 지지한다고 말하고 있다. 실로 놀라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정례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정의당은 1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11%를 기록한 3위 자유한국당을 4%나 뛰어 넘은 수치였다. 1위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41%)였고, 이어 4위 바른미래당은 5%, 5위 민주평화당은 1%였다. 

정의당은 지난주 대비 4%p 상승했고, 특히 자유한국당과의 격차는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를 뛰어 넘은 수준이었다. 정의당의 지지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후 최저치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정의당의 기록적인 약진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노회찬 원내대표의 죽음 이후 지지층 결집은 물론 새로운 지지층이 적극 유입됐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이와 더불어 최저임금을 비롯한 민생 현안과 기무사 문건 대응 논란으로 인한 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이 정의당의 약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 또한 지배적이다. 

   
▲ <이미지 출처=한국갤럽>

노회찬 효과를 뛰어 넘어서 

이 같은 평가는 그 자체로 유효하다. 안타깝지만, 정치인 노회찬의 힘을 먼저 인정하는 동시에 그 자체로 정의당을 위시한 진보정당의 힘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노회찬이 추구했던 정치가 곧 정의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동일시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앞선 인터뷰에서 밝힌 진보당의 가치가 딱 그러한 지향을 잘 설명한다.  

“정의당은 원내정당 중에서 유일한 진보 정당입니다. 야당이면서도 진보적인 야당인데요. 이런 정의당과 같은 노동자·서민들을 위한 정당에 힘을 몰아주심으로써 한편으로는 여당을 견제하고, 한편으로는 개혁과제에 있어서 여러 정당과 협력할 수 있는 그런 정치적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그리고 또 우리 시급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정의당에게 많은 힘을 몰아주시기를 기원합니다.”

노회찬 원내대표의 서거 이후 정의당에 입당했다는 목소리가 적잖게 들려온다. 정의당이 공식적으로 밝히진 못하고 있지만, 갤럽의 조사가 이를 입증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한 정의당의 약진은 물론 노회찬 원내대표의 안타까운 죽음을 향한 추모의 성격이 짙다. 하지만 민생과 개혁의 기치를 드높였던 평소 정의당의 노선에 대한 긍정과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결과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정의당의 이러한 약진은 이미 예고됐던 결과이기도 하다. 이미 지난 7월부터 상승국면이었던 지지율은 조사 기관에 따라 자유한국당과 동률을 이루기도 하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었다. 

노회찬 원내대표의 죽음이 기폭제가 됐지만, 지방선거 이후 보수의 몰락 이후 여당 견제와 진보정당 지지층의 결집은 이미 이뤄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자유한국당의 개혁이 지지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역시 무시 못 할 요인 중 하나이리라.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체제가 별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도 지지율 역전으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당내에서는 한국당의 정체성이 오히려 모호해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지지율 역전이 ‘자유한국당이 제1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탓’이라면서 혁신 작업을 잘 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017년 10월23일 국회 법사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5만원 지폐를 들고 최순실 태블릿PC조작설에 대한 질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3일 <뉴스룸>이 분석한 정의당 약진의 요인 중 하나다. 결국 노회찬 원내대표가 예견했던 대로, 국민들은 여당을 견제하는 동시에 개혁을 완수할 강력한 야당, 힘 있는 진보정당의 약진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정의당의 역대 최고 지지율은 그러한 측면에서 해석해야 마땅하다. 비단 노회찬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들의 반짝 지지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제 지켜 볼 것은 정의당이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정의당은 멈추지 말고 가라”는 유언을 어떻게 받드느냐다. 드루킹 특검을 비롯해 산적한 현안을 넘어 국민들의 지지를 어떻게 받아 안을지, 또 개혁 과제를 어떻게 완수하는지 말이다. 그 첫 번째 과제는 노회찬의 빈자리를 민주평화당과의 공조로 채워나가는 동시에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리라. 자유한국당을 제친 정의당의 향후 행보, 주목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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