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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심상정 ‘눈물’의 추도사, 정의당 입당한 이찬진[하성태의 와이드뷰] 노회찬이 떠나간 자리가 일깨운 것들, 채워지는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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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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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27  15:20:21
수정 2018.07.27  15: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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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다음 생애란 없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그렇다고 믿습니다. 그렇지만 다음 생이 또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만나는 세상이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로운 곳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온전하게 자기 자신에게 행복한 삶을 살아도 되면 좋겠습니다. 

회찬이 형, 늘 형으로 여겼지만 단 한번도 형이라고 불러보지는 못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불러볼게요. 형! 다음 생애는 더 좋은 곳에서 태어나세요. 더 자주 더 멋지게 첼로를 켜고 더 아름다운 글을 더 많이 쓰고 김지선님을 또 만나서 더 크고 더 깊은 사랑을 나누세요. 그리고 가끔씩은 물 맑은 호수로 저와 단 둘이 낚시를 가기로 해요. 회찬이 형, 완벽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서 형을 좋아했어요.

다음 생은 저도 더 좋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요. 그때는 만나는 첫 순간부터 형이라고 할게요. 잘가요, 회찬이형. 아시죠? 형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좋았다는 것을요.”

빈소에서 오열하던 그 모습이 겹쳐질 수밖에 없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을 하고선 중간 중간 울음을 머금은 목소리의 유시민 작가는 한 줄 한 줄 조심스레 고 노회찬 원내대표를 위한 추도사를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26일 오후 연세대학교 대강당 자리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도식' 자리에서였다. 

그렇게, “다음 생에서 또 만나요”라던 유시민 작가의 추도사는 많은 이들을 울릴 수밖에 없었다. 정치인 노회찬을 기리는 수 천 명이 연세대 대강당과 건물 밖 대형 스크린 앞에 모였고,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이 추도식을 지켜봤다. 이날 추도식은 분명 진보·대중 정치인으로서 고 노회찬 원내대표를 떠나보내기 아쉬워하는 수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이 전해지는 자리였다. 이날 사회를 본 방송인 김미화는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런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어제 노회찬 의원님 추모제 사회를 보는 무대 위에서 슬픔에 잠겨있는 추모객들을 바라보면서 내내 지금이 꿈이었으면 좋겠다했습니다. 매년 장미꽃 한송이를 받으며 얼마나 행복했었는데요. 감사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는데 울면서 국화꽃 한 송이를 드리게 되다니요. 잘 가요. 좋은 사람.” 

   
▲ 유시민(오른쪽) 작가가 2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제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30년 동지 심상정의 눈물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을 울린 것은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30년 정치적 동반자라 할 수 있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추도사였다. 한때 선거철이면 대중들에게 부부로 오해를 받기도 했을 정도로 나란히 선 모습이 친숙했던 정치적 동반자였던 정치인 노회찬과 심상정. 아마도 심상정 의원의 한 마디 한 마디야말로 정의당의 지금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리라. 

이날 추도식에서 심 의원은 “우리 대표님이 ‘나는 멈추지만 당은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하셨지만 저는 ‘노회찬이 없는 정치’는 생각해본 적 없다”며 “노회찬의 꿈이 제 꿈이고, 정의당의 꿈이고,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라고 저는 믿는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27일, 심상정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읽어 내려가며 눈물을 훔쳤다. 심 의원은 조사를 올리는 것이 “싫다”고 했고, 여전히 “생각할수록 자책감에 서러움이 밀려옵니다”라고 했으며, “칠흙같은 고독 속에, 수 없는 번민의 밤을 지새웠을 당신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집니다”라고도 했다.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 노 원내대표의 안타까운 죽음을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심 의원은 “그러나 이제 슬픔을 접으려 합니다”라며 “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 정의당은 더 강해지겠습니다”라고 다짐을 이어갔다. 아마 두 사람의 노동운동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도, 원내에 진출한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둘의 행보가 각인된 이들도 마찬가지리라.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전진이 이대로 멈추지 않으리라는 것을. 이날 추모사를 통해 심 의원 역시 그러한 약속을 고인과 하고 있었다. 

   
▲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현관에서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에서 심상정 의원이 조사를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러나 우리는 그럴 수 없습니다. 노회찬 없는 진보정당, 상상할 수 없습니다.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노회찬과 함께 할 것입니다. 당신이 끝끝내 지켜내고자 했던 진보정치의 꿈, 정의로운 복지국가, 저와 정의당 당원들이 함께 기필코 이뤄낼 것입니다.”

“사랑하는 노회찬 동지여! 나의 동지여! 마지막으로 생전에 드리지 못한 말을 전합니다. 노회찬이 있었기에 심상정이 있었습니다. 가장 든든한 선배이자 버팀목이었습니다. 늘 지켜보고 계실 것이기에 '보고 싶다'는 말은 아끼겠습니다. 대신 더 단단해지겠습니다.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2011년 대한문 앞에서 함께 단식농성하며 약속했던 그 말, '함께 진보정치의 끝을 보자'던 그 약속, 꼭 지켜낼 것입니다. 정의당이 노회찬과 함께 기필코 세상을 바꿔낼 것입니다. 노회찬 대표님,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국민들과 함께 소탈하고 아름다운 정치인 노회찬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할 것입니다.”

다시금 채워질 노회찬의 빈자리 

26일 하루 한글과 컴퓨터 사장을 지낸 이찬진 포티스 대표의 이름이 포털 검색어에서 내려갈 줄 몰랐다. 그럴 만 했다. “꽤 오래 전부터 현재까지 지지하는 정당이 없었다”던 이 대표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당 입당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고 노회찬 원내대표와 개인적 인연이 없었다던 그가 정의당 입당 의사를 밝힌 이유는 이랬다. 

“그제 제주로 오는 비행기에서 여러 신문에 난 기사들을 보면서 정말 엄청나게 울었지만 하루 지나고는 잊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 페이스북을 보다가 이 동영상을 보고는 다시 한 번 눈물 콧물 흘리며 흐느끼고 울었습니다.

이 글 올리고 나서 정의당 홈페이지에 가서 온라인으로 당원 가입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 인생에 처음으로 정당 당비를 내려고 합니다. 그런다고 미안한 마음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네요. 물론 후일에 언젠가 제가 정의당에 실망을 해서 당비 내는 것을 멈추고 탈당을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정의당이 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한글과 컴퓨터' 창립자이자 배우 김희애씨의 남편인 이찬진 포티스 대표가 25일 고 노회찬 의원을 추모하며 정의당에 입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미지 출처=이찬진 대표 페이스북>

이 대표가 언급한 동영상은 노 원내대표의 사망 직후 다시금 회자된 “노회찬 명연설 ‘6411 버스를 아십니까?’”였다. 이렇게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접한 이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정의당 지지와 후원, 입당 의사를 밝히고 있다. 과거 소득주도 성장 이론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렸던 정태인 칼 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통합진보당 그리고 정의당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진보정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안타까운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누구는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미안한 마음을 고백하고, 누구는 또 함께 하지 못했던, 할 수 없었던 진보정치사를 되돌아보며, 그리고 누군가는 자신이나마 정치인 노회찬의 빈 자리를 채우고 그 뜻을 이어가겠다고 말하고 있다. 

약자와 소수자를 위하고, 차별과 불의에 맞섰으며, 한국사회의 진보와 온 몸으로 싸웠던 정치인 노회찬이 떠나간 빈자리가 일깨운 것들이 그렇게 크다. 2018년 7월 27일은 그렇게 정치인 노회찬을 떠나보낸 날로, 진보정치가 새롭게 시작되는 날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 2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제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들이 대강당 앞 광장에서 추모제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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