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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신화 운운한 김병준, 노무현은 이제 놔주시라[하성태의 와이드뷰] 갈지자 행보, 보수의 철학없음 그대로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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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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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3  14:42:06
수정 2018.08.03  14: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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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가주의에 대한 개념을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건 공화제 정도지, 국가주의는 아니거든요. 국가주의는 옛날 박정희 때가, 박정희 대통령 때가 국가주의죠. 더군다나 학교의 무슨 비품 파는 것을 제한해야 된다, 그런 정도의 아주 사소한 사례를 가지고 국가주의로 확대해서 해석하는 것은 진짜 견강부회라고 생각이 들어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의 정리를 깔끔했다. 연일 문재인 정부를 ‘국가주의’로 몰아 붙이고 있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향해 “국가주의에 대한 개념을 오해하고 있다”며 깔끔한 한 줄 정리로 일침을 놓은 것이다. 

2일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한 이해찬 후보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국가주의론’에 대해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위와 같이 답하며 ‘견강부회’란 표현을 썼다. 특히나 “박정희 때가, 박정희 대통령 때가 국가주의”라는 말로 일축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참여정부 당시 국무총리와 정책실장으로 함께 일했던 사이이기도 하다.   

이 후보의 기무사 문건 관련 비판도 화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후보는 지난 1일 자유한국당이 기무사의 군기문란 사태와 관련 TF를 꾸린 것과 관련해서도 6.13 지방선거 결과를 빗대며 따끔하게 비판했다. 
 
“그 분들이 자꾸 이 문제가 별거 아닌 것처럼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런 사고방식으로 지금까지 말하자면 정당 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지난 번 평가를 그렇게 받은 것 아니겠어요?”

   
▲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오른쪽)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기 전 참석자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병준의 궤변, 문재인의 국가주의와 박정희의 국가주의 

이해찬 후보가 ‘박정희의 국가주의’를 예로 들며 비판에 나선 것은 김 위원장이 자초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일련의 정책들을 “국가주의와 사회적기업 등을 강조하는 공동체주의”라 비판하며, 적극적인 ‘반국가주의’와 ‘반대중영합주의(반포퓰리즘)’의 프레임으로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던 김 위원장. 

그랬던 그가, 참여정부 출신임을 강조하며 ‘노무현’을 자꾸 소환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이번엔 뜬금없이 ‘박정희’까지 호출했다. 2일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자리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가 박정희 시절에 굉장히 성공적인 성장의 신화를 가지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며 ‘박정희의 국가주의 찬양’에 나선 것이다. 

“그때(박정희 집권 시)는 참 국민들이 가진 것도 없고 할 때 국가가 주도해서 보릿고개를 넘고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는데 그 기적을 우리가 다시 한 번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기적은 이제 어디서 출발하느냐. 

이제는 바로 국민들의 영향을 최대한 발휘하는데서 저는 출발해야 된다고 본다. 그래서 제가 국가주의가 아닌 국가주도주의, 국가개혁주의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성장모델로서의 자유주의라든가 이런 것을 이야기를 하고, 또 그 속에서 국가는 그야말로 시장과 공동체가 하지 못하는 복지라든가 안보라든가 이런 것을 열심히 챙기는 그런 이야기를 제가 해 보고 있는 것이다.” 

전날 전통시장 방문과 버스 탑승 등 민생 탐방을 이어갔던 김 위원장. 불과 며칠 전까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국가주의’로 몰아 붙였던 김 위원장에게 ‘대통령 박정희’의 의미와 ‘국가주의’의 개념은 무엇일까. 문재인 정부를 ‘국가주의’로 규정하는 동시에 ‘박정희의 성공 신화’를 언급하며 “새로운 성장모델” 운운하는 김 위원장의 주장은 새로운 ‘내로남불’인 동시에 ‘자기가 하면 무조건 새롭다’와 다를 바 없는 궤변에 가까워 보인다. 

“‘우리가 새로운 성장모델을 그동안 박정희 대통령 이래 새로운 성장모델을 우리가 만들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우리의 과거의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해서 또 한 번 뛰어넘어서 또 하나의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들 때가 됐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바로 우리 국민들로부터 찾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어제 민생탐방을 하고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왔다.”

김 위원장의 궤변을 듣고 있노라면, 이해찬 후보가 괜히 “김 위원장이 국가주의의 개념을 오해하고 있다”고 혀를 찬 것이 아니라는 점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개념조차 헷갈리면서 괜히 ‘노무현’부터 ‘박정희’까지 소환하는 김 위원장의 갈지자 행보는 스스로 확고한 철학이나 정책 콘텐츠가 없다는 자백과도 같아 보인다. 심지어, 기존 자유한국당과 그 전신인 보수정당의 행보를 답습하면서 말이다. 

자민당 간사장에게 머리 조아린 김병준   

“특히 한·일 간에 서로 만나면 이런저런 걸 신경 써야 되는 그런 측면이 있죠, 사실.”

2일 <뉴스룸> 손석희 앵커의 논조는 한심 혹은 아쉬움으로 귀결됐다. 이날 김병준 위원장이 니카이 토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을 접견하며 과도하게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조아린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 손 앵커도 개인 의견을 덧붙인 것이다. 

이날 소셜 미디어 상에서는 니카이 간사장은 허리를 꼿꼿이 세운 반면 김 위원장이 과하게 허리를 굽힌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특히나 아베 총리의 행태도 같이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룸>은 이 사진 앞뒤 장면에 대해 “영상을 직접 확인을 해 보면 대표실에 니카이 간사장이 들어오고 저렇게 김병준 위원장이 친절하게 악수를 하자 바로 니카이 간사장도 허리를 굽혀서 같이 악수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손석희 앵커는 “그런데 제일 좋은 장면은 서로 동시에 이렇게 한다든가 우리 입장에서는 저쪽이 먼저 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갖기는 갖습니다”라고 정리하기도 했다.

   
▲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실에서 일본 자민당 니카이 토시히로 간사장 일행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 지난해 12월14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홍준표(왼쪽)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나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자유한국당/뉴시스 제공>

문제는 보수인사들의 일관된 행태다. 과거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를 비롯해 한국 보수 인사들을 접견한 아베 총리는 과하게 낮은 의자를 마련해 어떤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산 바 있다. 또 일본 정부와 여당 인사를 만난 한국 보수 정치인들이 과도한 친절과 인사법을 선보여 비판을 받아 왔다. 김병준 위원장의 이날 사진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여지기, 같은 오해를 사기 충분했다. 

무엇이 문제냐고? 최근 박근혜 정부 외교부가 과거 위안부 피해자들이 낸 소송에서 피해자들이 지게 해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사법부에 낸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렇듯 보수정부, 보수여당 인사들이 마치 일본에 조아리고 먼저 호의를 드러내는 ‘친일’을 과시하는 듯한 법적, 물리적 행태를 보여왔다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김병준 위원장의 ‘과도한 친절’ 역시 그러한 행태와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다분한 것이다. 

‘박정희 신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기적을 일구고 싶어서일까. 나카이 간사장에게 고개를 조아린 김 위원장의 최근 갈지자 행보는 대한민국 보수의 철학 없음을 그대로 반영하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박정희도 소환하고, 노무현도 들먹이는 행태도 딱 그 짝이다. 김병준 위원장의 ‘국가주의’ 운운은 그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선장이 바뀌어도, 자한당은 자한당인 셈이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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