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직속으로 출범한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전 정부를 흠집내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의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 이뤄진 한일 위안부 협상 합의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줄 것을 주문했다.

▲ 지난달 31일 첫 회의를 가진 외교부장관 직속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사진제공=외교부/뉴시스>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 중심으로 접근해야 하고 일본의 반성과 진정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자유한국당도 적극 공감한다”면서도 “외교 문제는 국가를 대표한 정부부처인 외교부가 치밀하게 검토하고 외교 전략차원에서 대처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외부의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TF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다. TF가 위안부 합의의 경과와 내용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조사 및 수사권도 없는 TF가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묻고 싶다”며 “그저 또한번 전 정부를 흠집내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거듭되는 상황에서는 한·미 동맹은 물론이거니와 한·미·일 삼국간 안보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 위중한 상황속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자신이 해결할 문제를 ‘민간, 국민여론, 과거정권에 떠넘기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 정서만으로 외교 문제를 풀 수 없기에 외교장관이 필요한 것”이라며 “강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제기된 양자외교 경험 부족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마지막으로 정 원내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진정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여론무마용’ TF팀구성이 아니라 정부차원에서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이끌어내고 다른 한편으론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오태규 TF 위원장의 일성은 매우 당연하고 바람직하다”며 “박근혜 정권이 남긴 가장 큰 적폐 중 하나인 한‧일 위안부 굴욕 합의의 전말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최 대변인은 “10억엔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한과 일제의 만행을 우리 역사에서 소거하려했던 무도한 시도는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며 “이같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정부는 일본 측에 당당하게 위안부 합의 파기를 선언하고 제대로 된 배상과 사과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빠르고 명확한 조사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1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하고있는 최석 정의당 대변인.<사진제공=뉴시스>

앞서 외교부에 따르면 TF는 전날 오태규 위원장 주재로 제 1차 회의를 갖고 위안부 합의 관련 협의 경과 및 합의 내용 전반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평가하기로 했으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 중심주의를 견지하면서 위안부 피해자 및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강경화 장관은 오태규 위원장을 비롯한 9명의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위원들이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합의를 면밀히 검토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외교부장관 직속으로 외부전문가들이 포함된 전담기구가 꾸려진 만큼 성역 없는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잘못된 과거를 바로 잡는 길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신속하고 정확한 검토만이 불필요한 정쟁을 피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강 대변인은 “정부와 여야정치권은 이전 정부의 한일 위안부 협의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기를 기대하는 국민의 요구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일 간 협의 경과 및 합의 내용 전반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평가하겠다는 취지에는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다만, TF활동의 시작은 외교부의 2015년 위안부 합의 문서공개에서부터”라고 주장했다.

손 대변인은 “올해 1월 6일 서울행정법원은 ‘일본군 위안부 합의 관련 문서를 공개하라’고 외교부에 패소판결을 했다. 외교부는 불복하고 항소했고, 국민은 여전히 2015년 당시의 진실을 알지 못한다”며 “국민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분명 ‘한일 위안부 합의는 무효'라고 했다. 정부가 패소한 법원 판결에 대한 항소를 자제하라는 지시도 했다”며 “정말 해결의지가 있다면 외교부 항소 취하, 합의문서 공개부터 현실화시켜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