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태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 위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외교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 전반을 재검토하기 위한 외교부 장관 지속의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위안부TF)가 31일 출범했다. 

외교부는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오태규 위원장을 비롯해 9명의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위원장 주재 1차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위안부 합의를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위원장은 오태규 전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장이, 부위원장은 선미라 한국인권재단 이사장, 조세영 동서대학교 일본연구센터 소장이 맡았다. 

민간위원으로 김은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황승현 국립외교원 교수, 백지아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유기준 외교부 국제법률국 심의관이 포함됐다. 

위안부TF는 협의 경과와 합의 내용 전반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평가하고 위안부 피해자와 관계자들의 의견도 청취하기로 했다. 

또 올 연말까지 최종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며 최종 결과를 대외에 공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이하 정의기억재단)은 논평을 내고 “우려와 실망을 거둘 수 없다”고 밝혔다. 

정의기억재단은 “이번 검증 TF는 단순한 국제정치 또는 외교적인 측면을 검증하는 수준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TF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의기억재단은 “외교부는 피해자들과 지원단체와의 소통없이 오랜 시간동안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연구해왔던 법‧역사‧여성학자들은 배제한 채 국제정치와 외교문제의 연구를 진행해온 학자와 전문가들 위주의 구성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향후 검증 과정이 2015년 한일 합의 논의 과정과 합의 내용에 대한 검증보다는 정치‧외교적 측면 위주의 검증이 이뤄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의기억재단은 “강 장관이 그동안 유엔에서 국제인권 원칙에 근거해 여성‧인권의 가치를 중시해온 것처럼 외교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2015한일합의 무효화와 10억엔 반환, 화해‧치유재단 해산이라는 정책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기억재단은 “이러한 물음에 외교부는 다음의 사항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으로 답해야 할 것”이라고 7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 박근혜 정부가 한일 외교 관계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연계시키는 정책을 추진한 것에 대한 이유 △ 2015한일합의의 졸속적 발표 이유 △ 2015한일합의의 도출과정 및 양국의 구체적인 책임 인정 내용 △ 화해·치유재단 설립 및 일본정부 위로금 10억엔의 거출 경위 △ 화해·치유재단의 활동내역에 대한 철저한 조사 △ 소녀상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요구사항과 한국 정부의 대응 △ 2015한일합의 이후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외교부의 국제사회 대응 등을 철저히 검증할 것을 촉구했다. 

정의기억재단은 “제대로 된 TF 운영과정을 통해 70년 넘게 고통 받은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로운 해결의 첫 시작이자 합의 무효화를 향한 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과정 전반을 되짚어보기 위한 외교부 장관 직속 TF(테스크포스)가 31일 출범,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오태규 위원장 주재로 첫 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뉴시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SNS를 통해 TF 출범을 환영하면서도 “민간위원에 국제법, 국제인권법 전문가가 없는 점은 못내 아쉽다”고 지적했다. 

12.28합의 당시 많은 법적 문제를 제기했던 박 교수는 “내가 감투를 원하는 사람도 아니고 요청한다고 해서 수락할 형편도 아니지만 좋은 사람 추천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당시 양국이 합의문을 만들지 않은 것은 헌법상 문제를 의식해 국회 논의를 배제하기 위한 꼼수 등 많은 법적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