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섭 “헌재 탄핵 결정에 승복?…발목잡기 프레임”

“230만 촛불이 일궈낸 탄핵 두고 승복 운운?…제정신인가”

촛불 민심이 ‘2월탄핵’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4당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합의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주승용,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3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오찬 회동을 갖고 헌재에서 탄핵에 대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각 당마다 승복하자는 내용에 대해 구두 합의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가운데)과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다룰 쟁점법안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세균 국회의장(가운데)과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다룰 쟁점법안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여야 4당의 이 같은 합의에 대해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승복 제안은)함정일 뿐”이라며 “국회는 ‘탄핵소추’를 결의함으로써, 국회의 의사를 보여줬다. 그리고 그 공을 헌재로 넘겼다. 각 정당들은 탄핵에 대해 각각의 의견을 분명히 표출했다. 그것으로 의원/정당의 표출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어 “국회의 향후 의사가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고 말고에 좌지우지 되는 건 아니다”며 “헌재가 결정하면, 그 다음은 매서운 주권자의 최종평결이 기다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인섭 교수는 “괜히 의원/정당들이 쓸데없이 발목잡기 프레이밍에 끌려들어선 안 된다”면서 “헌재 결정에 ‘승복’여부에 대해 서명하라는 자에겐, ‘국회가 압도적 다수로 탄핵소추 결의한 것 몰라요?’ 이 정도 답변으로 족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탄핵은 법적 조치가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라며 “그런데 95%의 민의에 밀려 국회가 탄핵했는데 헌재가 반대한다면, 그런 헌재는 해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출된 권력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게 신의지위를 부여한다? 한국의 헌재 법관은 언제부터 왕이 되었나?”라며 “이렇다면 국민들은 무엇하러 선거를 하고 민주주의, 아니 정치하는 것은 왜 존재하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난 4년, 아니 9년 동안 끌려 다니기만(한) 야당의 모습 그대로”라며 “촛불시민이 행동하지 않으면 단 하나도 바꿀 수 없는 이 냉혹한 현실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오히려 더민주당이라면 원내 제1당이라면 주도적으로 헌재를 압박해서 헌재가 감히 국민의 의사와 다른 판단을 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게 정치”라고 꼬집었다.

한 교수는 “세상에 어느 나라 어떤 정당이, 더구나 원내 제1당이 나라의 명운이 걸린 사건을 두고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지도력을 발휘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 결정을 사법관들에게 맡겨두고 두 손 놓고 지켜보자고 약속하는 예가 있는가?”라며 “그것도 국민들의 압도적인 다수가 매주말마다 촛불을 켜고 추위에 떨어가며 요구하고 있는 사안을 두고 말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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