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103] 김환균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어느덧 한 달째 최순실 게이트로 온 국민이 몸살을 앓고 있다. 매 주말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대형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 친박계는 상황을 보며 틈틈이 국면전환을 시도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언론의 역할이 컸다. TV조선을 시작으로 잊힐 뻔한 걸 한겨레신문이 꺼냈고 JTBC가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를 입수해 보도하므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다.
지난 한 달의 흐름과 언론 보도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지난 14일 서울 프레스센터 내의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김환균 전국 언론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국민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통령이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통령은 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민심을 제대로 못 읽고 있다는 것 때문에 분노가 더 커지는 것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언론 보도에 대해 김 위원장은 “언론이 아니었다면 이 문제는 들춰지지 않고 지나갔을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언론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 거다”라며 “하지만 이른바 공적 소유 구조를 가진 언론들은 전혀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첫 번째 기자회견에서 최순실에게 연설문 보여줬다고 하기 전까지는 외면하고 지워버려 최순실, 정유라라는 이름을 듣기 어려웠고 박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시인하자 그때야 부랴부랴 뒤늦게 뛰어들어 보도하는 시늉을 한다”고 지상파 방송의 보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서 기자가 질문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담화할 때 거기 앉아 열심히 받아 적고 있더라. 이미 보도자료로 기자들에게 배포됐을 텐데 왜 적는지 모르겠다”면서 “받아 적기 위해서라면 거기 앉아있을 이유가 없디. 그럼 그 기자들은 뭐하러 앉아 있냐. 방청객으로 앉아있나?”고 반문하며 질문 안 하는 기자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 위원장은 “JTBC나 TV조선의 언론의 역할을 평가하면서도, 지상파 방송사들이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분노와 실망감이 크실 거다. 하지만 내부에서 보도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인사 조처를 감수하면서 내부에서 싸우고 있는 기자, PD가 있다. 잘못한 건 기레기라고 욕하지만, 안에서 어떻게든 잘하겠다고 아등바등 싸우는 기자, PD들에게 힘을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환균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한 달 가까이 어수선해요. 어떻게 보고 계세요?
“국민들이 몹시 분노하고 있잖아요. 국민들의 분노는 이 정부에서 늘 얘기하듯이 외부세력이 선동해서 불러일으켜 진 것이 아닙니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든 안 했든 국민들의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금 보니 대통령이 한 명이 아닌 것 같다는 거죠. 우스갯소리로 ‘1+1 빅세일이었냐?’는 거예요.
또 하나는,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통령이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청와대 수석들이 검찰에 불려 나가서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얘기하잖아요. 국민들도 그걸 다 알고 있어요. 그런데 박 대통령은 ‘여전히 나는 선의로 했지만, 특정 개인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유체이탈 화법으로 말해요. 대통령이 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요. 민심을 제대로 못 읽고 있다는 것 때문에 분노가 더 커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100만 촛불 충격적, 기자들 모여들고 외경이었다…朴 심정 궁금”
- 지난 12일 민중 총궐기 대회에 100만 명이 참여했잖아요. 현장에서 느끼는 것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이번이 3번째였죠. 10월 29일 청계광장에서 할 때부터 참여했는데, 그 후 촛불이 점점 커져서 11월 12일은 100만 명이었잖아요. ‘아, 사람들이 강이 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소망의 강일 텐데 정의와 평화가 넘쳐흘러야 한다는 소망이 촛불로 강을 만들었다는 생각이죠. 참 감격적인 순간이었어요. 누가 모이자고 해서 모인 것도, 빵을 준다고 해서 모인 것도 아니지요.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모인 겁니다.
80년대에도 많이 모였지만 그때와는 달라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면서도 밝은 표정이었어요. 우리가 주인으로서 이 나라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무겁지 않게, 긍정적으로 이 상황을 풀어나가는 것이 굉장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여기가 프레스센터 18층이잖아요. 제 방에서 광화문광장이 잘 보입니다. 또 경복궁 너머 청와대도 잘 보여요. 그래서 카메라 기자들이 이 방을 즐겨 찾습니다. 11월 5일 카메라 기자들이 촬영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있는데 사람들이 계속 몰려드는 거예요. 외경(畏敬)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 장면은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이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어떤 심정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 우리 민족만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다른 나라도 시위가 없지는 않죠. 그리고 민주주의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정치인의 힘만으로는 안 되고 결국 거대한 민심의 강물이 흘러야만 비로소 가능한 것 같아요. 우리 민족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는 정말 자기 안위보다는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해서 나오잖아요? 11월 5일, 12일도 마찬가지였죠. 아이 손을 잡거나 때로는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오잖아요,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우리가 겪는 이 세상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은 누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고 이렇게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걸 스스로 느낀 겁니다.
이번에 광우병 촛불 이후 청소년들도 많이 나왔어요. 그 친구들이 쓴 대자보가 인터넷에 많이 소개되는데 그걸 보면 이 친구들이 더 이상 어린아이만은 아니란 게 느껴져요. 어른보다 훨씬 폭넓게 생각하고 이 사회의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어른보다 훨씬 분명한 답을 가지고 있어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반면교사인 거죠. 우리 청소년들로 하여금 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 문제에 대해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권력 쥔 朴 절대 쉽게 안 물러나…현명하게 대처해야”
- 이 과정으로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올라갈 것 같아요.
“물론이죠. 아이가 한번 아프고 나면 갑자기 어른스러워진다고 하잖아요. 아마 이것도 우리나라 역사와 국민 의식을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겁니다. 항상 역사는 한 번의 진보가 있으면 한 번의 반동이 있어요. 그 진보와 반동을 반복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데 이 국면에서 조심해야 합니다.
박 대통령이 쉽게 물러나리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습니다. 어떻게든 버틸 것이라고 생각들을 하지요. 그냥 버티느냐, 그건 아닐 겁니다. 다시 한 번 반전의 기회를 노릴 거고 그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대한 활용해서 이 흐름을 뒤집으려고 할 겁니다. 백만이 모여 하나 된 마음으로 촛불을 들었지만,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건 바로 그거죠. 권력을 쥔 사람은 절대로 쉽게, 호락호락 놓지 않아요. 우리가 좀 더 긴장하고 이 국면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좀 더 현명하게 판단하고 여러 사람이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 여기까지 오는 데에는 언론의 역할이 큰 것 같은데 지금까지의 언론보도 어떻게 보세요?
“이 문제를 맨 처음 터트린 게 TV조선이었고 한겨레신문은 잊혀 갈 뻔한 걸 다시 되살려냈고 JTBC가 큰 역할을 했죠. 언론이 아니었다면 이 문제는 들춰지지 않고 지나갔을지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언론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 겁니다.
반면 이른바 공적 소유 구조를 가진 언론들은 전혀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박 대통령이 첫 번째 기자회견에서 최순실에게 연설문 보여줬다고 하기 전까지는 외면하고 지워버려 최순실, 정유라라는 이름을 듣기 어려웠어요. 기자들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특별취재팀을 꾸려야 한다고 하자 공영언론의 보도 책임자들이 ‘최순실이 대통령 측근인 거 맞냐’, ‘야당의 일방적인 정치 공세일 뿐이다’고 계속 막았어요. 박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시인하자 그때야 부랴부랴 뒤늦게 뛰어들어 보도하는 시늉을 하죠. 그 상황에서도 보도 안 하면 언론사로서 면목이 없는 거죠.
그 이후에도 공영언론은 틈만 나면 되치기하려고 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에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미국 대선 이야기로 거의 도배하다시피 했어요. 물론 미국 대선은 중요한 문제예요. 그러나 그날 뉴스를 미국 대선 뉴스로 도배한 것은 트럼프라는 지우개로 최순실을 지우려고 한 겁니다. 그런 시도가 계속되었어요.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했을 때도 ‘대통령은 이제 다 내려놓았다’는 식으로 기사의 포인트를 잡아갔죠. 그러나 그것을 막은 건 국민이었어요. ‘그거 아니다. 대통령이 국회 가서 무슨 말 했니? 아무 말도 안 했다’고 지적한 거죠.
언론들은 끊임없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뒤집으려고 하죠. 촛불 민심은 본질을 흐리려는 언론들과의 싸움도 하고 있는 겁니다. 몇 번 본질을 감추고 흐리려고 했는데 그것을 다시 드러낸 것은 촛불 민심이었습니다.”
“靑기자들, 받아적기 하려면 거기 왜 있나, 방청객이냐”
- 대국민 담화에서 기자들이 질문을 안 해서 비판이 많았어요.
“창피한 일이죠. 언론단체 비상시국회의에서 일찌감치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내일(15) 오후 1시에 다시 기자회견을 할 겁니다. 조만간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을 할 것 같아요. 내일 기자회견에서 할 이야기는 ‘청와대 출입기자들, 질문해라. 질문하지 않는 기자가 왜 필요하냐?’는 거죠. 지난번 담화할 때 거기 앉아 열심히 받아 적고 있더라고요. 이미 보도자료로 기자들에게 배포됐을 텐데 왜 적는지 모르겠어요. 받아 적기 위해서라면 거기 앉아있을 이유가 없어요. 질문해야 해요. 그런데 질문하지 않았어요. 그럼 그 기자들은 뭐 하러 앉아 있죠? 방청객으로 앉아있나요?”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두드러지게 활약한 언론 중 하나가 TV조선이에요. TV조선은 종편이잖아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복잡하고 미묘한 건데요. 조선일보와 청와대의 전쟁이 있었잖아요. 그때 조선일보가 청와대에 참패한 거죠. 결국, 송희영 씨가 사표 쓰고 나왔습니다. 저는 조선일보가 단지 그것에 대해 보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보다 훨씬 큰 문제가 있습니다. 4월 13일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만들어진 후 아마도 조선일보는 ‘이후 권력’에 대해서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박으로는 다음 대권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연장 선상에서 조선일보의 게이트 보도를 볼 필요가 있어요.
물론 의도가 어쨌든 간에 TV조선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짐으로써 역사적인 증언을 햇빛 아래 밝게 드러낸 걸 폄하해서는 안 됩니다. 그건 언론의 역할이었던 거고,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었죠. 근데 끊임없이 경계해야 하는 것은 이후 조선일보가 어떻게 나갈 것인가 하는 겁니다.
광화문에 모인 민심하고 보수언론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 같지만 굉장히 달라요. 촛불 민심은 망가진 대한민국을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가에 있다면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다음 권력을 누굴 내세워서 다시 만들어 낼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아마도 수습국면이 되면 조중동 더하기 KBS, MBC 등 공영언론의 연합이 그 실체를 드러낼 겁니다.”
“이와중 은폐‧축소 ‘부역 언론’ 역사에 홍위병으로 남을 것”
- 요즘은 종편이 지상파보다 낫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지상파 3사는 아직도 박 대통령 홍위병 같은 느낌인데….
“홍위병이라는 표현이 와 닿네요. 공적 소유구조를 가진 언론사보다는 어쨌든 대주주가 있고 민간소유주죠. 우리는 그동안 공적 소유구조를 가진 언론사가 더 공익적이고, 공공의 기치를 수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우리가 뼈저리게 깨달은 건 이겁니다. 이 사람들, 공영언론의 경영진들은 자기 주머니에서 나갈 게 없기 때문에 그저 살아있는 권력 눈치를 보면서 자리보전만 하려 한다는 겁니다. 사적 소유구조에서는 자기가 손해 보면 안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그걸 최소화하려는 시늉이라도 한다는 거죠.
지금 지상파에서는 최순실 관련 보도를 은폐하거나 축소하려고 하죠. 만약 제가 이야기하는 ‘은폐’니, ‘축소’니 하는 것이 불편하거나 어색하다면 증명해야 해요. 왜 그동안 보도 안 했었는지, 어떤 판단을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 사람들은 가능한 한 덮으려고 하는 거예요. 왜냐, 아직 죽지 않은 권력만이 자기 자리를 지켜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상파가 종편보다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지극히 당연해요. 전 오히려 이 얘기가 안 나올까 봐 걱정이에요. 오죽했으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을 때 언론노조 소속 SBS, YTN. KBS, MBC 둥 전부 일어나서 조합원 총회에서 결의 대회를 했겠어요? 한목소립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도하지 못하게 가로막은 언론 부역자들 물러나라는 겁니다. 민심은 박 대통령에만 집중해 얘기하지만, 언론인들은 또 물러나야 할 사람은 그것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게 하는 언론 부역자들, 언론 공범들이라고 얘기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 국면이 지나고 나서도 언론은 홍위병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언론은 누구 편이여야 하냐며 진보나 보수의 편이 아닌 진실의 편이야 합니다. 그리고 시민의 편이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자기 자리를 위해서 권력의 추가 어느 쪽으로 가느냐에 따라서 보도 내용까지 좌지우지하려고 한다는 겁니다.”
“언론계 ‘최순실 라인’ 곧 터져나올 것…부역 수준 아냐, 게이트 핵심”
- 언론계에도 최순실 라인이 있는 것 같다는 소리가 들려요.
“그런 의혹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순실 씨가 영향을 미쳤다는 각료들이 많잖아요. 계속 밝혀져 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어제(13일)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 인사까지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와요. 언론사도 당연하죠. KBS, MBC 등 청와대 입김이 미칠 수 있는 데는 당연히 입김이 들어갔겠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 추론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물증이 나오지 않았지만 전 조만간 이 문제도 터져 나올 것으로 봅니다. 그렇게 되면 언론부역자가 아니라 게이트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그런 정황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고대영 사장 같은 경우 KBS 사장으로 선임될 때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인호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고대영 내려보내겠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물론 당사자들은 다 부인했어요. 저희가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를 했어요. 감사원이 제대로 감사하지 않았다고 보는데, 그런데도 결과 통보서에 보면 ‘이인호 이사장이 청와대로부터 전화 받은 맞으나 누구를 내려보낸다는 건 아니다. 사장 선임할 때 폭넓게 의견 수렴하는 것 아니냐’란 이야기는 나와요. 어쨌든 의견 수렴은 했다는 거잖아요. 의견 수렴의 구체적인 내용이 뭔지 궁금해요. 언론계에서 아직은 언론의 문제가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으로 부상하지는 못했지만, 틀림없이 관련이 있고 언젠가는 밝혀질 겁니다.”
- 한 말씀 부탁드려요.
“이 국면에서 국민들은 언론에 대해 한편으로는 JTBC나 TV조선의 언론의 역할을 평가하면서도, 지상파 방송사들이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분노와 실망감이 크실 거예요.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세요. 청와대에서 내려 꽃은 경영진이 장악하고 있는 MBC 같은 경우 핵심, MBC 간판이라 할 수 있는 기자와 PD들이 공정보도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다 배제됐어요. KBS는 기자협회장과 언론노조 KBS 본부장이 KBS 보도에 문제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공영언론에서는 공정언론을 주장하는 기자, PD에 대해 끊임없이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전 국민들께서 이것도 눈여겨봐 주시면 좋겠어요.
개개인들이 안에서 안 싸우는 거 아닙니다. MBC 기자협회장 김희웅 기자가 MBC 보도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다른 데로 날아갔어요. 김주만 사회팀장은 데스크이면서도 MBC 보도에선 ‘비선 실세라는 말조차 쓸 수 없다’고 MBC 보도를 정면으로 비판했어요. KBS 정연욱 기자는 ‘이정현 녹취록을 왜 KBS에서는 보도 안 하냐?’고 항의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건 김주만 팀장을 제외하고 혹독한 인사 조처였습니다. 그런 식의 인사 조처를 감수하면서 내부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이 판을 바꾸고 대한민국 언론을 바로 세울 사람은 이들입니다.
이용마 기자, 2012년 MBC 파업 집행부였죠. 가장 먼저 해고됐어요. 지금 암에 걸려 투병 중입니다. 언론계에 종사하는 모든 언론노동자는 공정보도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동료들을 절대 잊으면 안 됩니다. 이들이 제자리에 돌아와서 양심에 때라 보도할 수 있을 때 대한민국 언론은 바로 설 것입니다. 잘못한 건 기레기라고 욕하십시오. 그렇지만 안에서 어떻게든 잘하겠다고 아등바등 싸우는 기자, PD들에게 힘을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