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만료일이었던 지난 10월 13일 김수남 검찰총장은 국감에 나와 “새누리당 11명, 더불어 민주당 16명, 국민의당 4명, 무소속 의원 2명 등 현역 의원 33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 민주당 등 야당은 편파수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 중에는 비례대표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재정 의원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 의원의 선거 유세 중 발언을 문제 삼았다. 지금까지 비례대표가 금품 등으로 기소된 적은 있지만 선거 기간 중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때문에 지난 1일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이 의원을 만나 선거법 위반 기소와 첫 국감을 끝낸 소회 그리고 대한민국을 흔드는 최순실 게이트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이 의원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것에 대해 “무조건 무죄라는 확신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상식으로 이것이 정말 선거법 위반이 되는지 판단을 받아보고, 그것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첫 국감을 끝낸 소회에 대해서는 “국감 2주 전 모두 매일 밤새다시피 하면서 안행위 질의를 알찬 내용으로 했다”면서 “처음엔 선방만 하자고 했는데 그게 아니라 내용도 알차게 준비해 주셨고 제가 위원회에서 많이 드러내지 못한 게 미안할 정도로 알찬 아이템과 행정부 견제, 꼭 필요했던 내용으로 (의원실 식구들이)많이 준비해 주셨다”고 뿌듯해 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서 이 의원은 “지금 대통령이 하야를 하셔도 아무 이상할 것이 없고 탄핵이 들어가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인 건 분명하다”면서도 “하루하루,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을 민감하게 추이를 살펴보면서 예민하게 반응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제공=이재정 의원실>

다음은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국민상식에 선거법 위반인지 판단 받으려 국민참여재판”

- 공직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셨잖아요. 지난달 28일 공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셨던데.

“기소된 내용이 뭐냐하면, 제가 시흥의 백원우 후보 지지유세를 갔는데 그 장소가 공교롭게도 시장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상인들 대상 얘기를 하면서, ‘농산물 헐값인데, 그마저도 농민 주머니에 안 들어가고, 상인들 주머니에도 돈이 안 들어가니, 상인들 안타깝다’면서 ‘백원우 후보가 여러분 마음 잘 알고 있다. 이 시장에 땟거리 산 후보다’라고 얘기했죠. 그리고 ‘백화점에서 장 보는 사람이 여러분 마음 알겠냐’. 라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검찰은 상대 후보인 ‘함진규 후보가 백화점에서 장보고 vip룸에서 커피마시는 사람이다’라고 기소를 했어요.

그런데 발언 취지도 그것이 아니고, 기소 내용 부인하고 있지만, 기소내용만 보더라도 강남 vip룸에서 커피 마시고 장 보는 것은 강남 아줌마들의 소비행태잖아요. 함진규라는 남성 후보를 염두에 두고 시흥이라는 곳에서 그 후보를 칭하면서 할 필요가 없는 발언이거든요. 저는 그런 내용을 가지고 ‘수사적, 상징적 표현’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이 안 받아줬어요.

그래서 저는 ‘그럼 좋다. 내가 그 말 했는지 안 했는지, 그리고 그 말이 정말 함진규를 대상으로 한 말이 맞는지, 허위사실 유포라고 생각하는지, 국민들의 상식적 판단 받아보고 싶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검찰은 국민 참여재판에 대해 국민을 폄하하며 방어해요. ‘국민들이 알 수 없는 법 명목이며, 국민은 감정적으로 휩쓸리며, 지지하는 당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성범죄에서 여자, 남자 다르다는 것과 다를 바 없거든요.

하지만 제가 변호사시절 겪었던 국민참여재판의 국민 배심원들은 오히려 그 자리에 서는 것을 무겁게 받아들여요. 자신이 혹여나 편견으로 하지 않을까 싶어서 본인을 다시 돌아보고 반추하고 무겁게 결정을 내리시더라고요. 피고인 변호한 변호사 입장으로서 녹록치 않은 절차였어요. 저도 국민참여재판을 하면 무조건 무죄야라는 확신 가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상식으로 이것이 정말 선거법 위반이 되는지 판단을 받아보고, 그것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취지였어요.”

- 비례대표가 선거법으로 기소되는 것은 이례적인 것 같아요.

“비례대표 후보는 전국단위 유세단이 되어 돌아다니고 발언도 하게 되는데 그런 방식으로 기소된 사례가 없데요. 예전에 비례대표는 돈을 통해서 금전으로 직을 사는 비리가 있던 시절에는 기소가 되기도 했지만요.”

- 의도는 뭐라고 보세요?

“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저희 당 의원들의 기소 현황과 발맞추어 이해할 필요가 드는데요. 여당 의원들과의 최소한의 기계적 형평성도 맞추지 않고 야당 의원을 기소. 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기소의 내용을 보면 예전 같으면 기소하지 않았을 내용으로 기소한 게 많았어요. 억지기소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편파기소라고 얘기를 해요.

사실상 검찰이 통상 선거법 기소에 있어서 하던 것에서 벗어났죠. 명백히 야당 겨냥하고 여권 권력에 줄 선 기소라고 봅니다. 이건 비단 저희 야당 의원들만의 주장이 아니라 여당 의원 기소된 것만 보더라도 소위 말하는 비박계 의원이 다수거든요. 그런 것만 보더라도 실제 친박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혐의점이 무거워도 그분들은 기소에서 제외되고 비박계와 야당 의원들에 편파적으로 기소가 몰아진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 20대 첫 국감을 마치셨어요. 국감 직전에 상임위를 미방위에서 안행위로 옮기셔서 업무 파악하기도 힘드셨을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제가. 변호사업무 했었기 때문에 수사 기관, 선관위 등 권력기관에 대한 관심 많았습니다. 미방위 역시도 언론 분야에 대한 활동을 기반으로 해서 보좌진이 도와주셔서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안행위도 기대하고 있었던 상임위이기는 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국감을 2주 남겨두고 갑자기 사보임이 이뤄져서, 저희 방은 비상사태가 됐죠. 사실 의원 혼자 힘으로 하는 게 아니거든요. 어떻게 보면 이게 식상한 얘기지만 의원은 나중에 밥숟가락 하나 얹는 거예요. 보좌진 역량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국감 2주 전 모두 매일 밤새다시피 하면서 안행위 질의를 알찬 내용으로 했죠. 처음엔 선방만 하자고 했는데 그게 아니라 내용도 알차게 준비해 주셨고 제가 위원회에서 많이 드러내지 못한 게 미안할 정도로 알찬 아이템과 행정부 견제 꼭 필요했던 내용으로 많이 준비해 주셨어요.”

“백남기 부검영장 실패, 국민들 힘모아 이룬 성과”

- 안행위 국감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것은 뭔가요?

“짐작하시다시피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 영장 문제였습니다, 국민의 상식으로도 법조인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검 영장 신청이었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도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경찰청장을 항의방문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국감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다퉜거든요. 그리고 국민이 현장 지켜주면서 여론을 모아 주시고 지지를 해주신 덕분에 결국 검, 경찰 영장 집행을 못 했고 재청구 역시도 국민 여론에 밀려서 포기하게 됐죠. 그래도 지금 흉흉한 시국에 모든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서 이룬 하나의 성과인 것 같습니다.”

- 이 외 다른 건 없었나요?

“지금 미르, K스포츠 재단에서 소위 청와대발 기업 삥뜯기 문제가 상임위별로 연루되어있었어요. 안행위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어서 작년 815행사를 준비하면서 창조경제 홍보하기 위해 급작스럽게 준비를 하면서 말은 기업들이 나서서 자발적으로 했다고 하면서 갑자기 100~1500억이 모이거든요. 거기에도. 안종범 수석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어서 그런 내용을 안행위 질의과정에서 드러내고 관련 증거를 거시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미르 축소판이었어요. 금액으로 보면 축소한 규모라고 보기에는 적지 않은 금액이었어요.”

▲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가 8월17일 오후 김주현 대검차장을 만나 백남기 농민사건 수사 촉구하기 위해 대검찰청을 항의방문 전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항의 방문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김정우, 송기헌, 백혜련, 박범계, 박 원내수석부대표, 기동민, 박주민, 김영진, 김영호 의원이 참석했다. <사진제공=뉴시스>

- 첫 국감이 마쳤는데 느낌은 어떠세요?

“많이 기대했어요. 이게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하죠. 9, 10월 다들 몸은 고달프지만, 의정활동 집약체가 되는 성과 나오는 시기거든요. 국회의원 특권을 얘기하는 데 생각보다 행정부를 견제하기엔 국회의원의 칼이 무딘 경우가 많더라고요. 자료제출을 요구했는데 계속 거부하거나 엉뚱한 자료를 제출해서 그것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뿐만 아니라 국감 기간 너무 짧아요. 한정된 시간 안에 기관의 1년 동안의 행정을 감시해야 하다 보니까 의원 한 명에게 돌아가는 시간이 5~7분밖에 안 돼요. 그래서 전 가뜩이나 말이 빠른데 말은 더 빨라지고 오히려 들을 답변은 충분히 못 듣고 해서 아쉬웠어요.

그래서 이런 국감보다는 상시 국감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에요. 그리고 국회 자료제출 요구에 이런 방식으로 시간이나 노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행정부가 보다 협조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보완 필요하다는 소회가 있어요.”

- 원내 대변인 맡고 계시는데 대변인 생활은 어떠세요?

“들어오자마자 무거운 중책을 맡은 거죠. 한편으로는 국회 상황이 익숙하지 않은데 버겁다는 생각도 했었고, 개인 정치인 이재정의 말이 아니라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갈증을 느끼기도 했어요,

정치는 결국 메시지를 통해서 국민에게 소통하는 것이죠. 어떤 분이 대변인을 한 마디로 줄이면 무엇인 것 같냐고 물으셔서 대부분 사람이 대변인은 입이라고 대답할 때, 저는 눈이라고 대답했거든요. 뭐냐면 입은 거짓말을 할 수 있어요. 근데 눈은 거짓말을 못 하잖아요. 전 대변인이 눈이라고 생각해요. 번지르르한 말로 당의 입장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당의 입장을 국민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단어와 표현을 선택해서 메시지 축약해 거짓이 되지 않게 사실이 왜곡되지 않게 사실을 전달하는 눈인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입’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제가 ‘도구’만 되는 느낌이었는데 ‘눈’이라고 생각하니, 소통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서 스스로의 역할에 대해 보다 큰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지게 됐어요.”

-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였어요. 의원님 등 더 민주당 의원은 거국 내각을 주장하셨던데 새누리당이 거국 내각을 받아드리니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진실규명이 먼저하고 했어요.

“민주당 일부 대선주자 분들이 거국내각을 주장하시고, 당내에서 거국내각을 얘기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거국 내각에 대해 우려를 하시는 분도 있고 당내에서 의견 조율 하는 중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여당 말하는 방식의 거국내각이 국민이 바라는 방식인가는 의문이라는 거죠. 여당은 아직도 드러낼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만 드러내서 임기응변으로 넘어가려는 태도를 벗어나지 않았어요. 심지어. 특검법 관련해서도 상설 특검법이라고 해서 대통령에게 많은 권한이 주어져 있는 그걸로 하자는 거예요.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 앞에 탄핵과 하야에 버금가는 정도의 성찰과 반성을 보여주려면, 야당이 요구하는 개별 특별법을 통해 성역 없는 수사를 할 수 있는 단독 특검을 하겠다고 던져야 되잖아요. 아직 그렇지 않은 채로 오늘 보도를 보면 총리까지 내정하고 자기들이 그린 방식으로 거국내각을 제안한 것은 국민이 봐도 알죠. 새누리당의 거국내각을 받았다 받지 않았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저희는 향후 정국을 이끌 건지 고민이죠.

국민은 불안하기도 하거든요. 이 불안한 정국을 제1야당으로서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은 굉장히 신중하게 하고 있습니다. 국민적 요구가 하야와 탄핵인데 사실 지금 탄핵해도, 하야해도 아무 이상할 것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 상황을 수습하는 데 있어서 무엇이 가장 국민을 위한 것인지 지혜를 모으는 중이죠.”

“새누리 ‘배지 반납’ 수준의 반성해야 국민 납득”

- 새누리당 공동 정범이라고 하는 여론도 있어요. 그러면 공동정범하고 협상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우상호 원내대표가 그런 메시지를 던져서 과격하다는 얘기도 나왔어요. 사실 새누리가 비박계 중심으로 강한 목소리 내고 있지만, 국감 초기 생각해보면 최순실 게이트 증인 신청했지만 하나도 응해주지 않았습니다. 공범이죠. 그중에 얼마만큼 관여되어 있는지도 문제겠지만, 그 이후 이 문제를 덮으려고 했던 국감 초기의 시도들에, 새누리 어떤 의원도 자유롭지 않거든요.

그런데 또 한 축으로는 국회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새누리당을 그저 범죄 혐의자라고 배제하며 운영해 나가기에는 사실상 현실적인 여건은 녹록지 않습니다. 그래서 새누리당의 뼈를 깎는 반성, 상투적일 수 있지만, 국민의 목소리가 하야와 탄핵이니, 새누리당 의원도 배지 반납하는 것에 버금갈 정도의 반성적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국민이 납득하기 힘들죠. 저희가 협상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저희도 공범이 될 걸요.”

- 지난 주말 박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촛불집회에 3만 명이 모였어요. 그중 제1야당인 더 민주당 의원은 박주민, 표창원 의원 등 딱 두 분이었어요. 물론 원내에서 해결할 일은 해야죠. 하지만 지금처럼 민간인에게 국정이 농락당한 상황에서 원내에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그건 차치하더라도 광장에 나온 시민의 목소리는 안 듣고 이기는 게 우리 편으로 마치 야당이 강 건너 불구경 하는 느낌인데.

“국회의원 의정활동 열심히 하고 있는데, 밖에서 몰라준다고 국민 탓만 할 수 없어요. 사실 원내에서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예결위, 상임위에서 밤잠도 못 자고 열심히 뛰고 하지만, 그것이 국민에게 잘 설명이 못 된 것 같고. ‘던지는 메시지가 하야와 탄핵인데, 특검 하지고 그러느냐 그리고 청와대 안종범 전 수석을 비롯한 문고리 3인방 경질 등 쇄신 요구가 다냐’라는 말씀하고 계시는데, 저희는 분명히 그것은 시작이라고 밝혔습니다. 저희는 스텝을 밟고 있는 것이고요. 국민의 요구와 정말 긴밀하게 공감하면서 어떤 단계에서 국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는 아주 예민하게 날을 세우면서, 레이더를 국민의 목소리에 모두 펼쳐놓고 지금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 2004년에 탄핵해서 역풍이 불었잖아요. 그걸 두려워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요.

“정치적으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제 개인으로 돌아가서 정말 거칠게 얘기 해볼게요. 국회에서 탄핵하자고 추진을 하면 탄핵 정국이 되겠죠, 탄핵이 얼마나 지리멸렬한 절차냐면 일단 탄핵을 의결하기에 야당이 다 합쳐도 의석수가 안 돼요. 그러면. 새누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 계산해서 그에 따라 액션 해야 해요. 그리고 국회가 의결한다고 해도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판단을 할지도 모르고. 이것은 정말 지리멸렬하게 내년 대선까지도 끌고 갈 수 있는 거예요. 쉽지 않은 거예요. 이게 과연 저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인지는 고민이라는 거죠. 제가 당 대표라도 그렇게 보일 것 같아요.

그러면 ‘국민은 하야를 요구하는데 왜 더민주는 그에 미치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지만, 더 민주도 하야를 요구하라는 국민은 없는 것 같아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지금 대통령이 하야를 하셔도 아무 이상할 것이 없고 탄핵이 들어가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인 건 분명합니다. 다만, 하루하루,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을 민감하게 추이를 살펴보면서 예민하게 반응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저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하면서 제일 먼저 각오한 것이 욕먹을 각오를 하고 왔어요. 어떤 것이냐면 ‘욕먹더라도 이 귀 저 귀 다 막고 열심히 내 할 일 하겠다’가 아니라, 정치인의 자리는 굉장히 다양한 사람의 요구를 받아 안아야 하는 자리고, 아무리 집권당이 아니지만 때로는 갈등조정자의 입장에서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타협안으로 정말 누구한테도 지지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정치인의 의무죠.

물론, 욕을 먹더라도 해야 하는 일이 있고, 욕을 먹고, ‘아 이런 욕은 먹으면 안 돼’하고 제가 바뀌어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는 거예요. 국민의 목소리가 그런 것이니까요. 국민이 지탄을 하면 그 비판의 지점에 반성하고 교정해야 하는 것도 맞는데, 갈등조정자로서 또, 현실 정치인으로서 제가 늘 사람들한테 박수 받을 수 없다는 개인적 욕구를 버리고 왔어요. 저도 사실 국민이 칭찬해 주고, 제가 피켓을 들었을 때 국민들이 ‘아, 이재정 의원 멋져요’ 하고, 제가 안종범 수석에게 질의를 했을 때 ‘이재정 의원, 사이다네요’하는 얘기 참 듣기 좋아요. 저도 늘 그렇게 추앙받고 싶지만, 정치인 이재정이 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여러분들이 그 즉시에 이해 못 하실 일들도 저는 제 역할을 통해 할 때도 있어요. 그것이 제도권 정치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 라고 제 소회를 밝히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납득해 주시라고 감히 부탁드리는 것이 아니라, 저는 그러한 각오로, 늘 빛나는 자리에 있고 싶은 사람이 아니니까, 여러분들 언제든지 채찍질해주시고요, 경청하면서 제가 너덜해지는 한이 있더라도, 제가 일꾼이니까 여러분들의 그런 목소리를 들으면서 제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