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인턴 ‘부모 빽’ 자녀 우선 채용…“상대적 박탈감”

이재화 “공정성 담보 제도 마련돼야”…10대 로펌들 “우린 투명‧공정해”

대형 로펌 인턴 채용 과정에서 실력보다는 정치인, 고위 공직자 등 이른바 부모의 뒷 배경이 우선되고 있어 서민층 자제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채용 과정의 투명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10대 대형 로펌들이 인턴 채용 때 고위 공직자 자녀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소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27)씨의 경우 토익 990점, 해외 연수 2년, HSK 6급, 수상 경력 5회, 공인회계사 등 각종 자격증을 다수 보유했지만 인턴 과정에 떨어졌고 지원조차 하지 않은 전직 장관 A씨의 자녀는 합격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로펌 인턴 경력은 학부생들에겐 로스쿨 지원 때 가점이 되고, 로스쿨생들은 로펌 변호사 채용 때 도움이 된다. 로펌 인턴은 법조인을 꿈꾸는 학부생과 로스쿨생들의 필수 코스로 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턴 모집 경쟁률은 수십대1에서 100대1에 달한다.

이같은 로펌 인턴 채용 과정에서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 등 부모의 뒷 배경이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서민층 자제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채용 과정의 투명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재화 변호사는 트위터를 통해 “로펌 인턴마저 빽 없으면 못들어가는 세상이구나! 정치인, 고위공직자의 자녀가 아니면 10대 로펌에 인턴으로 채용되기 힘들다니”라며 “로펌은 순수한 사기업이 아니라 공익을 추구하는 법률회사다. 채용과정의 공정성 담보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는 “의대 수준 학비 로스쿨 어차피 빈곤층은 아예 불가능 그 안에서도 고위층 자식들은 특별대우 받는구나”(kk****), “억울하면 장관 자식하기 아님 의원자식 하던가..”(sh***), “이젠 서민집 자식들은 자식을 낳지 말아야 한다. 권력자들의 자식은 적당히 공부하여 좋은 직장 다니며 목에 힘주며 살겠지”(vn***) 등의 댓글들이 게시되고 있다”

로스쿨 제도의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백혜련 전직 검사는 트위터에 “로스쿨의 폐해로 우려되던 점이 현실로 드러나네요”라며 “개인적으로 로스쿨은 우리나라에 맞지 않는 제도였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SNS상에서는 “로스쿨하면 이렇게 된다고 예전부터 지적들 했었다. 로펌들도 사건수주하려면 인맥이 필요하고 빽있는 지원자 선호하거든. 사시 때는 그럴 필요없지만...”(ro***), “경기가 좋을 때는 몰라도 사건을 수주해올 수 있는 인맥을 가진 지원자를 선호하지. 회계 법인이나 기타 다른 전문직들도 비슷하고...로스쿨 되면서 더 심화되었지!”(개***), “이미 로스쿨 제도가 도입될 때 예견되었던 현상이다. 대형 로펌들도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신입사원과 인턴들을 뽑을텐데 달리 강제하기 어렵다”(kj***)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10대 로펌들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김앤장법률사무소 홍보실은 3일 ‘go발뉴스’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거친다. 개개인의 능력, 조직과의 친화력을 중심으로 공정하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광장 홍보실은 “사실이 아니다. 채용 과정은 투명하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로고스 홍보실은 “이력서를 안 내고 다른 분들을 통해서 채용되는 일은 절대 없다”며 “다른 로펌에 없는 심화 인턴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심화 인턴 과정은 정식 채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블라인드 테스트하고, 실제 업무 능력을 평가한다”고 답했다.

법무법인 바른 홍보실은 “전혀 아니다”며 “이름표도 없이 번호표로만 선발하고 있다. 깨끗하고 투명하게 진행된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세종 홍보실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율촌 홍보실은 “웹사이트에 공개 인턴 채용을 하는 등 공정하게 진행된다”고 답했다.

법무법인 지평지성 홍보실은 “저희 로펌은 해당사항 없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충정 홍보실은 “전혀 해당사항 없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홍보실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선발한다”고 답했다.

법무법인 화우 홍보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인턴을 거친 분들만 변호사로 채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명하고 공정하게 인턴 채용 과정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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