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별관회의 청문회(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최 전회장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2584일간 임직원들과 함께 했던 나날들을 생각하고 있다"며 "경영자로 도의적인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고 말했다.<사진제공=뉴시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 9일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자 여야 의원들은 사재 출연을 집중 추궁했다.

최 전 회장은 북한 핵실험 상황까지 언급하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비상시 국가 화물을 실어날라야 하는 회사다, 꼭 살려달라”며 눈물을 흘렸지만 본인이 책임질 구체적 계획에 대해선 추상적 답변만 내놨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 전 회장에게 “경영 당시 부채비율이 150%대에서 1400%대로 폭등하는 동안 보수와 주식으로 253억원의 이득을 취득했다”고 지적했다.

또 “알짜배기로 평가받던 한진해운홀딩스를 유수홀딩스로 이전했다”며 “지난 4월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 직전에는 보유주식을 전량 매각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계속 답변하는데 추상적인 답변으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며 “국가적 대란에 대해서 책임유발자로서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추궁했다.

한동한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있던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 사태에 도의적 책임감을 깊게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도의적 책임을 져서 지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지금 본인의 개인 재산이 얼마나 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최 전 회장은 “주택과 일부 유수홀딩스 주식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조경태 위원장이 “최 증인의 답변이 성실하지 못한 것 같다”며 보유 재산 규모를 다시 물었다.

최 전 회장은 “현재 살고 있는 집과 유수홀딩스 지분이 18%이니까 계산해보면 350억 내지 40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도 “7년 재임기간 동안 1460%으로 부채가 폭등했는데 160억원의 경영보수를 받았고 퇴직금으로 97억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앞서 유수홀딩스는 상장법인이라 마음대로 출연하기가 어렵다는 요지의 답변을 했는데 지분을 보니 최 전 회장이 18.11%이고 두 자녀가 18.72%으로 총 37%(36.83%)의 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전 최고 경영자로써 당연히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출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최 전 회장은 “그 지분은 유수홀딩스의 경영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이 “본인 소유 지분 18.11%를 얘기한 것”이라며 “본인 것이라도 책임을 느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재차 사재 출연 의사를 물었다.

그러나 최 전 회장은 “책임을 느끼면서 방법을 강구하겠다, 시간을 달라”며 확답을 피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