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민 “‘친구들 다 이사 간데요’ 손자와 껴안고 울었다”
경북 성주 8개 유림단체 회원 130여명이 27일 서울로 상경해 사드 배치를 철회해달라는 상소문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성주청년유도회 등 유림단체 회원들은 이날 서울 효자동주민자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안보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일방적인 결정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회원들은 이날 갓‧탕건과 두루마기를 입고 ‘사드 배치 결사 반대’라고 적힌 머리띠와 어깨띠를 두르고 기자회견을 했다. 일부 유림 회원들은 삼베 도포를 입었다.
이들은 상소문에서 “국가는 국민에게 안전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며 “행정절차의 하자가 있고 군민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현재의 위치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진 ‘사드배치 규탄 결의문’과 ‘대국민 호소문’에서 “단 한 차례의 주민 설명회도 열지 않은 사드의 성주 배치 결정은 무효”라며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지역 경제를 파탄시키는 사드 배치를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의 생존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드 배치에 절대 반대한다”며 “철회될 때까지 강력 투쟁할 것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김기대 임진왜란유공자후손회 회장은 질의응답에서 “국방부에 성주가 최적지라고 결정한 자료가 있을 것이다, 그 자료와 백서를 성주군민과 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일주일 내에 공개하지 않으면 성주가 적지도 아닌데 국방부와 정부의 몇몇 직원이 일방적으로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성주군민을 우롱하고 무시한 처사로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림 대표가 상소문을 읽는 동안 유림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 기자회견 후 두루마리에 쓴 상소문을 오도성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에게 전달했다. 유림들은 오후에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을 면담할 예정이다.
성주에는 26일로 14일째 촛불집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25일부터 여름 휴가 중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성주 주민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손자가 ‘할머니 사드 들어오면 친구들이 다 이사 간데요’라고 해서 손자도 울고 나도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손자가 ‘친구들이랑 헤어지면 어떻게 해요’라고 울며 말해 ‘아빠와 할아버지가 도와줄께, 울지마라, 좋은 일이 있을 거야’라고 다독였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우리는 죽으면 그만인데 아이들 이사 다 가버리면 성주라는 지역은 없어진다”며 “데모하러 온 것도 아닌데 경찰이 쫙 서 있어 할 말도 못하고 가려니 너무 억울하다, 여기서 통곡하고 싶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주민도 “내 나이가 70살이 넘었는데 한달이라도 단식 투쟁을 하고 싶다”며 “전부 참외 농사 안한다고 비닐하우스를 반납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