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조형아트서울2016' 개막 행사에서 정운찬 조직위원장(전 국무총리)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 25일 “선택권은 주권자인 국민의 것이지 한·미 동맹 당국자들만의 것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중앙일보에 기고한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란 제목의 칼럼에서 “사드가 단순한 무기체계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평화적 통일, 국민의 안위와 우리 경제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절차 문제에 대해 정 전 총리는 “최소한의 정보 공개나 공론화 과정도 없었다”며 “반대 의견은 국론 분열이라 매도하고, 배치 후보지를 거짓으로 언론에 흘리며 국민을 바보로 만들었다. 그 어디에도 국민은 안중에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실효성에 대해서도 정 전 총리는 “성주 배치로 수도권은 사드의 요격거리 밖이므로 수도권 방어를 위해 별도로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한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성주에도 중국과 러시아가 알레르기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드 대신 패트리엇을 배치하면 될 것 아닌가. 왜 박근혜 정부는 허겁지겁 사드 배치를 결정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경제문제와 관련 정 전 총리는 “중국이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제재를 가해 오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맞닥뜨릴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며 “더욱 걱정되는 것은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동북아시아 신냉전이 우리 경제의 앞길을 원천 봉쇄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방의 문을 걸어 잠그면 제2의 경제 도약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성토했다.

정 전 총리는 “청나라와 일본 사이에서 휘둘리다 결국 조선 땅에 청일전쟁이라는 싸움판을 제공했던 임오군란을 연상하는 건 지나친 비약일까?”라며 “스스로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도 못하는 민족이 짊어져야 했던 비참한 역사가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역사를 상기시켰다.

이어 정 전 총리는 “사마천은 꿈과 희망, 믿음을 상실한 상태를 ‘난세’라고 했다”며 “난세에는 국가가 국민을 적으로 대하고 국민은 국가에 대한 믿음을 거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들어 국가가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국민과의 충돌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할 때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