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우병우‧사드 사태’ 속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25일부터 닷새간 여름 휴가에 들어간다. 18일 몽골 순방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만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관례대로 내주 월요일부터 5일간 여름 휴가에 들어갈 것”이라며 “관저에서 휴가를 보내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며 각종 의혹으로 야당의 사퇴 요구를 받는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대응 방안과 사드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국론분열 수습 방안, 노동개혁 등 핵심 국정과제 추진 방안, 개각과 8.15 광복절 사면 등에 대한 구상을 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대통령은 18일 몽골에서 귀국한 후 측근들의 불법‧비리 의혹 파문에 침묵하며 ‘칩거모드’에 들어갔다. 이어 21일 공식일정을 재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사드 불순세력을 철저히 가려내라”고 지시했다.

또 참모들에게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가기 바란다”고 주문해 ‘우병우‧사드 사태’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SNS “울부짖는 성주군민 외면하고 여름휴가?…시차적응 안되나”

대통령의 NSC 발언에 대해 야당들은 “국민에겐 불통, 우병우 수석에게만 소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2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대통령이 나서서 방어막을 쳐줬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의 전면대결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진경준 현직 검사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건만으로도 검증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는 자리”라며 “그런데 오히려 민정수석이라는 자리가 의혹해소를 막는 자리로 활용되는 선례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결백하다면 물러나서 떳떳하게 진실을 밝히는 것이 당당하지, 막강한 자리를 차고앉아서 언론간담회를 하고 대통령이 보호하도록 만들어서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겠나”라며 우병우 수석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비대위 회의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는 국가의 안전 보장 대책을 논하는 회의이지 우병우 수석의 자리를 보장하는 우병우 안전보장회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흔들리는 검찰, 흔들리는 대한민국의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우 수석스스로 사퇴를 하거나 박 대통령이 해임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사드 문제와 관련 “반대하는 성주 군민, 대한민국 국민, 국민의당을 불순세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대통령 생각과 다르면 불순 세력이라는 인식으로는 절대로 남은 임기를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의 “사드 외에 방법이 있으면 제시하라”는 발언에 대해 박 위원장은 “국민이 사드냐, 아니냐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다”며 “분단 상황에서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답은 평화와 대화”라고 반박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그 답을 제시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사드를 선택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NS에서는 “전격 방한 중인 대통령님께서 시차적응이 안되나봐요”, “어제 서울역 광장 뙤약볕 아래에서 ‘대통령님 한 번만 우리를 만나주세요’라고 울부짖었던 성주 군민들을 외면하고 여름 휴가를 간다네요ᆢ”, “어버이연합게이트 침묵, 이정현 외압 침묵, 사드배치 문제는 외부세력‧불순세력으로 유체이탈, 쉬는 김에 퇴직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쭉 쉬길”, “그냥 아무것도 하지말고 남은 임기 보내세요. 일만 벌리면 나라가 소란스럽습니다” 등의 의견들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