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윤창중 전 대변인 블로그 화면캡처>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성추행 파문’을 일으켰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7일 “3년간의 기다림 끝에 모든 게 사필귀정으로 종결됐”다며 활동을 재개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 ‘윤창중 칼럼세상’에 ‘내 영혼의 상처-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그토록 암담하고 참혹했던 칩거와 은둔의 3년”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 윤창중 전 대변인 ‘내 영혼의 상처-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 칼럼

윤 전 대변인은 “여론재판, 인민재판, 마녀사냥, 인격살인 속에서 입이 있어도 말 할 수 없는 유구무언의 억울함을 굴욕의 화덕, 치욕의 아궁이에 넣으면서 세상을 등지고 야생초처럼 살아야했던 그 세월들을 넘겨 보내며, 이제 다시 글을 쓰려 한다”고 말했다.

2013년 방미 중 터진 인턴 성추행 사건에 대해선 윤 전 대변인은 “공소시효가 만료될 때까지 무려 3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워싱턴 검찰에서 나에게 단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소를 하지 않은 사실은 법적으로 살펴보아도 나에게 죄가 없었다는 법적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라며 “인생사 그야말로 사필귀정임을 절감한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미국 검찰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점만 강조했을 뿐 당시 성추행 논란이 일었던 상황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피해자에 대한 사과도 없었다. 

또 윤 전 대변인은 “대한민국 언론의 집단적 융단폭격”, “낙인이 찍혀 이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는 ‘패악범’으로 규정되기에 차고 남을 만한 공격”, “시간이 지나도 언론의 조작, 왜곡, 선동보도는 더 늘어갔다”며 언론을 맹비난했다. 그는 “이게 무슨 언론 자유인가! 내 가족의 인권까지 못살게 구는 게 언론 자유인가! 이건 언론 자유를 빙자한 권력 남용이요 만행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은 국내 언론 뿐 아니라 뉴욕타임스, BBC, NBC, AP통신, CNN, 일본의 교도 통신 등 외신에 보도돼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도자의 굴욕, 한국 최초 여성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서 대변인이 톱뉴스에 오르다’며 2013년 세계 8대 굴욕 사건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글 말미, 윤 전 대변인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7시에 ‘내 영혼의 상처-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를 연재하겠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기록으로 남기도록 하겠다. 기록은 무서운 것임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2013년 5월 인턴 성추행 사건이 터졌을 당시 윤 전 대변인은 11일 종로구 하림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며 격려했다”며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미국 경찰로부터 조사받을 용의가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윤 전 대변인은 답하지 않았다. 관련 “조사받고 오겠다”고 썼다가 사각 선을 마구 그어 지운 윤 전 대변인의 메모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 <사진출처=트위터 캡처>

당시 경찰대 교수 출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건 이후 행동 및 관련 조치와 전혀 부합되지 않는 해명”이라며 “미국 DC 경찰이 수사에 임하고 결과 나온 후 해명이든 사죄든 해야 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표 의원은 “성범죄 혐의를 받는 용의자가 흔히 자기합리화를 위해 행하지만 절대 해서는 안될 짓”이라며 “무고임이 확인되기 전까지 결코 2차 피해를 야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창중씨, 본인의 원래 주장인 ‘미국에서 조사 다 받으려 했다’ 대로 미국 가서 경찰 수사를 받으면 된다”고 강조했었다.

윤 전 대변인의 무죄 주장, 활동 재개에 대해 SNS에서는 “억울하시지요? 그러면 미국 법원에서 무죄 받아 오시면 됩니다. 억울함은 반드시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당신은 아직 피의자일뿐 확신범은 아니잖습니까?”, “윤창중씨 그리 당당하면 3년동안 왜 미국에 안가셨어요? 아니, 왜 미국에서 그날 그리 급하게 도망치듯이 한국에 오셨나요?”, “뻔뻔함의 극치군요! 미국에서 소환하면 갈려고 했었나? 피해 당사자에게 머리숙여 사과를 해야”, “그리 떳떳했으면 미국내 수사 중에 미국에 왜 안갔데?”, “그 전에 본인이 쓴 칼럼들부터 읽어보고 언론 탓을 해도 해라”, “숨어 있다가 다 법적책임 기간도 끝나고”, “워싱턴 검찰이 외교 때문에 봐줬다는 생각은 없는 모양이네, 대단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 2013년 5월9일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공식 수행하다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5월11일 오전 서울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