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청년, 생전 피켓시위 “갓 졸업한 공고생 해고가 청년일자리 정책인가”

고졸 동료들과 휴일마다 서울메트로 앞 집회…SNS “미안하다, 어린 너도 부당함과 싸웠는데”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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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외주업체 직원 김모씨(19)가 생전 “갓 졸업한 공고생 자르는 게 청년 일자리 정책인가”라며 최근 2달간 피켓 시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쉬는 날이면 고졸 출신 동료들과 메트로 본사 앞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31일 JTBC에 따르면 서울메트로의 용역업체 은성PSD 청년직원 8명은 지난 4월 중순 방배동 서울메트로 본사 앞에서 “서울 메트로는 전원 고용승계 보장하라”, “임금 줄때는 단순노동자, 자를 때는 기술노동자”, “PSD 자회사 65세 정년 보장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서울메트로가 자회사를 설립할 때 심사를 통해 일부 용역 직원들을 채용하지 않고 서울메트로 퇴직자를 채용하겠다는 문건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특히 김씨와 같은 공고 졸업생 23명은 병역 미필을 이유로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이 전해졌다.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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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계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을 미루고 지난해 10월 은성PSD에 입사한 김씨는 애써 얻은 직장에서 해고될까봐 불안해했다고 한다. 김씨의 어머니는 31일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안전장치도 하나 없는 환경에서 끼니를 굶어가며 일했다”며 “조금만 더 참으면 공기업 직원이 된다는 희망으로 참았나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트로측은 JTBC에 “병역미필자를 채용하지 않을 방침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부인했다. 또 김씨 등 청년 노동자들이 2달간 항의했음에도 고용승계 여부를 일절 설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당시엔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SNS에서는 “우리 아이들, 참 고단한 시대를 살고 있구나”, “다시 전태일 열사가 일어나야 하는 더럽고 추악한 노동현실이 되었다”, “며칠 뒤엔 잊혀지고 일년 뒤엔 또 다시 1인이 혼자 메트로 점검을 나가게 되겠죠. 시위 같은 거 할 필요 없는 그곳에서 편안하게 쉬세요”, “아웃소싱, 외주용역으로 노동시장 양극화가 극에 달했다. 필수적인 업무는 반드시 직접고용하게 해라”, “이 청년의 슬픔은 우리 모두의 슬픔이다”, “멋진 아이였구나, 정말 가슴이 아프네. 미안하다”, “한국사회의 힘들고 고된 노동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고통이 다시는 반복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미안하다, 어린 너도 이렇게 부당함에 맞서 싸웠는데 정말 미안하다” 등의 의견들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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