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에 대해 선고 하기로 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박한철 헌법재판 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입장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엄격하게 제한한 국회선진화법(2012년 5월에 개정된 국회법)이 헌법에 규정된 다수결의 원칙을 거스르고 심의의결권을 침해했다며 청구한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등 간의 권한쟁의' 사건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사진제공=뉴시스>

헌법재판소의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청구 ‘각하’ 결정에 대해 26일 야당은 당연한 결론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의장·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앞서 주호영 등 당시 새누리당 의원 19명은 지난해 1월 30일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의결권을 침해했다며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청구자격이 없거나 가결 선포 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어야 하는데 기간을 넘겼다며 재판관 5명 각하, 2명 기각, 2명 인용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선고했다.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지난해 새누리당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이래로 대부분의 법률전문가들은 부적법한 청구로 ‘각하’ 결정이 이뤄질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국회의 의사 자율성에 기반 한 내용들을 국회에서 논의되지 못하고 헌재로 들고 간 자체가 유감, 잘못된 일”이라며 “스스로 국회의 권위를 내려놓은 아주 안타까운 일”이라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아울러 이 대변인은 “청문회 활성화에 대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논란사태 역시 마찬가지”라며 “새누리당은 국회 구성원이자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권위를 잃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귀결이라고 평가하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당은 국회선진화법의 취지에 따라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생산적 국회를 만드는데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강상구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선진화법은 다수당에 의한 일방독주를 막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며 “헌재의 각하 결정은 당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 대변인은 “20대 국회는 명실상부한 협치의 국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회 선진화법은 지난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주도적으로 만든 법안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4.11총선 직전 “18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선진화법을 꼭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2012년 5월 2일 열린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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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정치시사 블로거 아이엠피터 블로그>

관련해 이상돈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대구 ‘매일신문’ 칼럼에서 추진된 배경과 관련 “한나라당은 2010년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연거푸 패배함으로써 당 지도부가 와해되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구원투수로 나서게 됐다”며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한다면 국회선진화법은 새누리당이 갖게 될 마지막 무기였던 셈”이라고 ‘꼼수 의도’를 주장하기도 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개정 과정과 관련 지난 1월 “당내 거의 많은 의원들이 (선진화법에) 반대했는데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도니까 반대하던 의원들이 전부 다 찬성으로 돌아버렸다”고 박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렸었다.

SNS에서는 “선진화법 누가 만들고 누가 허물고, 이해불가”, “박근혜와 새누리당 권력은 불리하면 법을 만들고, 유리하면 그 법을 없애려 한다”, “헌재도 정치적 판단 할 때가 많은 거 같아, 만약 이번에 새누리가 이겼다면 어찌 했을까?”, “만일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었을 경우라면 ‘위헌’ 결정을 내렸겠죠. 자 이제 새누리당의 필리버스터를 보게 될까요?”, “19대에서는 야당에게 쥐어진 무기였다면 이제는 새누리에게 쥐어진 무기가 되었군, 여소된 마당에 새누리가 이번 결정을 많이 반기겠군요”, “자기들이 다수당일 때는 문제없고 아닐 때는 문제가 되고”, “자기들이 의결해놓고 자기들이 헌재에 위헌판결 신청? 입법기관이 헌재에 무릎 꿇은 굴욕적 사건!”, “헌재의 눈치보기식 저울질 참 할말이 없다, 대한민국은 명백한 후진국이다”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 새누리당 권성동, 신의진 의원이 지난 2월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국회선진화법'수정법안인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 본회의 부의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