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 조팝, 배고픈 꽃]

먹을 수 있어서 참꽃
먹을 수 없어서 개참꽃
꽃도 밥이던 산에 언덕에

조팝꽃은
배고프도록 긴 들판 기다리다 서서 피고
이팝꽃은
초가지붕 사이에 고봉으로 가득 퍼지는데

자운영은 피어서 춘궁기
자고 나도 누런 보릿고개
조팝 이팝
밥꽃 피거든 아재 삼촌집에도 가지 마라

밥이 꽃이던
산에도 언덕도
꽃 피어 더 배고픈
저 산 이 언덕에

* 배고픈 춘궁기 산천이 있고 정의가 배고픈 춘궁기 언덕이 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