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거주 ‘위안부’ 피해 할머니 사고로 중상…하루 병원비 180만원

정대협‧나눔의 집 병원비 지원 이어 모금운동 진행.. “할머니를 도와주세요”

중국에 거주 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89)할머니가 사고로 중상을 입고 입원 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 할머니는 지난달 2층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갈비뼈와 골반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우한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지난 21일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하 할머니가 최근 의식을 회복했으나 부러진 갈비뼈가 폐에 염증을 일으켜 여전히 대화는 어려운 상태”라며 “상태가 좋아지면 본인과 가족의 희망대로 한국으로 이송해 치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 할머니 가족들은 하루에 소요되는 180여만 원의 병원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 할머니의 막내딸은 <SBS>에 “(병원비가) 하루 평균 1만 위안(180만원)씩 들어가는데 그걸 댈 수가 없다. 우리 가족은 이미 능력이 안 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진제공=나눔의 집>
<사진제공=나눔의 집>

이런 사정이 알려지면서 시민사회가 병원비 지원에 이어 모금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은 지난 23일 하상숙 할머니에게 병원비 천만 원을 후원했다고 밝히며 시민들의 후원을 요청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까지 1200만원을 지원했고, 앞으로도 모금을 통해 하 할머니 측에 병원비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 할머니는 1927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예산에서 살던 44년 17세 때 일본군 ‘위안부’ 모집책에게 끌려가 경성(서울)·평양·단둥·신의주·톈진·난징·우후를 거쳐 후베이성 우한 한커우의 일본군 위안소에서 8개월 가까이 수용생활을 했다.

45년 8월 일본의 패망으로 풀려난 하 할머니는 “일본군에게 수치를 당한 몸으로 고향 사람들을 볼 낯이 없다”며 현지에 남아 중국인과 결혼했다. 지난 1994년 남편과 사별한 하 할머니는 그해 3월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윤미향 대표는 “하상숙 할머니께서는 2003년 3월 26일,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국을 해서 수년간 서울 상도동에 살고 계셨다”며 “그러다가 몇 년 전, 중국에 두고 온 따님들 곁으로 다시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즉, 할머니는 ‘조국’이 아니라 ‘가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조국에 돌아오셨지만 해방 후 반세기 이상 함께 살았던 가족과 또 다른 이산가족의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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