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더불어민주당행에 대해 3일 “패륜”, “반인륜”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알려진 인물의 야당행으로 조급함과 초조함의 발로라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은 앞서 제1야당에서 최고위원까지 지낸 3선 조경태 의원의 입당을 받아준 바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정말 정치를 막장 패륜 정치로 몰고 간다”라고 원색비난했다.

그는 “삼고초려해서 찍은 드라마가 이런 막장 패륜 드라마냐, 아무리 지금 정치가 욕을 먹더라도 이 정도 수준은 아니었다”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조응천 비서관은 공직기강비서관이지만 가족들을 관리해왔다”면서 “박지만 씨가 수사를 받으면서 신뢰관계가 형성돼 추천했고, 그래서 대통령이 받아들였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 조응천 전(박근혜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상곤(오른쪽) 인재영입위원장과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조 전 비서관은“내가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이 겪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정치의 시작 아니겠습니까.”라고 회견을 통해 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하 의원은 “일종의 가족을 관리하는 일원으로서 청와대에서 일한 사람”이라며 “게다가 아주 아주 핵심적인 기밀사항도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공직기강이니까 공직자 인사도 관리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하 의원은 “사기업에서 회사 기밀을 가진 사람은 동종 경쟁 업체에 최소 몇 년 간은 취직을 안 하는 게 도의 아니냐”며 “하물며 정치는 의리와 동지애로 하는 것인데 이렇게 가족 간의 의리를 팔아먹고 대통령 임기 안에 간다는 것은 권력에 눈이 멀어서 인간으로써의 도의를 져버렸다는 것”이라고 조 전 비서관을 비난했다.

또 조 전 비서관이 입당의 변에서 ‘의로운 편에 서는 게 정치’라고 한 것에 대해 하 의원은 “적어도 본인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으려면 이 정권 이후 다음 정권에서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통령 가족과 관계를 맺고 있던 분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 누가 믿을 수 있겠냐”며 “마음에 어떤 원한이 쌓일 수는 있지만 그 다음에 풀어야지 그 이전에 풀면 의가 아니라 원한, 복수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박근혜 정부를 계속 흠집 내고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상대방 당에 인재영입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간다?”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상식이나 인간적인 도리 차원에서 상당히 부적절한 처신 아니냐”라고 비난했다.

그는 “사람들이 다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폭로하는 용도로 활용하려고 데려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일 트위터에서 “조응천 영입, 새누리에게는 ‘최악의 영입’이겠지만, 더민주에게는 ‘최고의 영입’이겠죠”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선 때에 다시 정윤회 사건이 이슈로 떠오를 수 있겠죠”라며 “새누리당에서 더민주를 향해 ‘초조하고 다급하다’고 비난하는데, 정작 초조하고 다급한 것은 청와대와 새누리”라고 말했다.

▲ 박지만 EG 회장이 지난 2015년 2월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故 박영옥 씨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