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제1야당 의원들의 탈당에 대해 4일 “노동법, 위안부 협상 등 절체절명의 과제에 대한 책임 있는 실천과 야권승리를 위한 자기희생적 결단이 없다면 현재의 이합집산은 금배지를 위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어제 더불어민주당의 김한길 의원이 탈당했다”며 “당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었던 인사들의 연이은 탈당으로 제1야당의 분당이 현실화됐다”고 작금의 야권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정부가 점점 더 사납고, 후안무치해지는 데는 야당의 무능과 무기력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문제인식”이라며 “제1야당의 내홍을 우려하는 것도 노동5법, 선거제도 개편, 위안부문제 재협상 등 절체절명의 과제들이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 대표는 “최근 당을 떠나는 이들은 하나 같이 민생정치, 총선승리와 정권교체, 양당체제 혁파를 탈당의 명분으로 내걸고 있다”면서 “그러나 박근혜정부의 노동개악, 민생유린을 사실상 방관하면서 민생정치가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탈당 명분을 비판했다.

▲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한길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 후 "민주·민생·평화 그 정신을 이어가겠습니다. 2016.1.4. 김한길."이라고 방명록을 작성했다. <사진제공=뉴시스>     ▲ <사진제공=뉴시스>

또 “지금까지 양당체제 속에서 그 이점을 누리던 사람들이 너도 나도 양당체제 극복을 말하는 것도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양당체제를 떠받치는 선거제도 개선을 위해 그 어떤 노력도 외면한 새정치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한길 의원은 전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에 창조적 파괴를 통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며 “수명이 다한 양당중심 정치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허물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많은 야권지지자들이 일여다야 구도의 전개로 인한 선거참패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의 의지가 신뢰받기 위해서는 자기희생적 결정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앞서 민변의 이재화 변호사는 3일 트위터에서 김한길 의원을 향해 “당신은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진상조사를 거부할 때 무엇을 했는가?”라며 “온 국민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할 때 무엇을 했는가? 정부가 노동5법 개악하려고 발악하고 있을 때 저항 한 번 했는가?”라고 신랄하게 그간 행적을 따져물었다.

이 변호사는 4일에도 “새정치는 가까은 곳에 있다. 진상규명을 바라는 세월호 가족, 일터에서 쫓겨난 해고노동자, 저임금과 차별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빗에 허덕이는 농민, 파산 직전의 종소상공인의 아픔 속에 있다”며 “이들을 외면하고 불루오션을 찾는 새정치는 사기다”라고 일침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