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선거구 획정안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보인 것에 대해 17일 “과반수 의석을 가지고 있는 여당의 안대로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지금까지 잘 해오신 정의화 의장이 왜 갑자기 법에도 없고 헌법에도 없고 우리 역사에도 없었던 참정권 비상사태라는 말을 운운하면서 직권상정을 거론하시는가. 절대로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 여당이 원하지 않는 것은 직권상정을 해도 부결시키면 되기에 여당이 원하는 안을 직권상정 안 중 고르면 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선거제도, 여야의 정치룰만큼은 객관성을 보장하고 합의에 의해 왔다는 국회의 마지막 의회주의 보루마저 깨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원내대표는 “반헌법적 해석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없었던 비상사태를 만들어 반의회주의자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는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직권상정 의지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심상정 상임대표도 이날 국회 본청 로텐더 홀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소수정당 의석마저 빼앗아 승자독식을 더 강화하겠다는 새누리당의 몽니를 부추기고, 그들의 기득권 보전에 악용될 것”이라며 재고를 촉구했다.

▲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심 대표는 “선거구 공백을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볼 수 있는지는 지극히 의문스럽다”며 “경기규칙을 결정하는 선거제도 협상은 참여자들의 합의가 그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회가 지금까지 선거구획정과 관련해 법정시한을 준수했던 적은 15대 총선 이후 한 번도 없다”며 “헌법 불합치 판결에 따른 선거구공백도 2004년에 이미 경험했던 일”이라고 전례를 짚었다.

심 대표는 “선거구획정 지연을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결국 여야가 합의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직권상정 입장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입법비상사태가 발생되거나 그 직전이 되면 의장이 결단할 수밖에 없다”며 “여야가 같이 동의할 수 있는 법안을 직권상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시점을 ‘연말연시’로 지목하며 여야가 최종 합의에 실패할 경우 심사기일을 정해 직권상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무를 거부하며 지난 7일부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상민 의원으로부터 “야권의 리더십이 붕괴되고 해체되는 이 마당에 원내대표 직을 수행하나 최고위원회는 불참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