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피격’ 70대 농민, 상경투쟁에 나선 이유

朴, 쌀가격 회복시키겠다더니 정부수매량 축소에 밥쌀용 쌀 수입까지

<이미지출처=공무원U신문 김상호 기자 페이스북>
<이미지출처=공무원U신문 김상호 기자 페이스북>

지난 주말 경찰이 쏜 직격 물대포에 맞아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도 사경을 헤매고 있는 농민 백남기 씨는 왜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했을까.

70대 농민이 경찰이 직사로 쏜 물대포에 맞아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는데도 공영방송은 경찰의 불법행위에는 침묵했다. 여기에 보수언론과 종편이 가세, ‘시민들이 과격‧폭력시위를 벌였다’며 본질을 흐리는 사이 상경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농민들의 사연은 묻혀 버렸다.

농민 백남기 씨가 노구를 이끌고 상경,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깃발을 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정부수매량 확대와 쌀 수입중단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13일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432만7천 톤으로, 지난해(424만1천 톤)보다 2%(8만6천 톤) 증가했다. 특히 올해 생산량은 지난 2009년(492만톤) 이후 6년 만에 최대 생산량일 뿐만 아니라 최근 3년 생산량 평균치보다도 9.1%나 증가했다.

2015년 쌀 생산량 조사 결과 <이미지출처=통계청>
2015년 쌀 생산량 조사 결과 <이미지출처=통계청>

정부가 예상하는 내년 쌀 소비량은 397만톤이다. 올해 생산한 쌀 중에서도 35만톤정도가 시장 초과물량이 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쌀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예측한 2015년산 쌀의 수확기 전국 평균 가격은 20㎏당 3만8천500원 수준으로, 지난해 수확기(4만1천837원)보다 8% 낮다.

앞서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80㎏ 한가마당) 17만원이던 쌀 가격을 21만원까지 회복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생산비는 나날이 치솟는데 반해 쌀값은 최저치를 기록해 농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가고 있지만 지난달 26일 정부가 내놓은 쌀값 안정화 대책은 공공비축미 20만톤 추가수매와 민간매입이 전부였다. 정부의 이 같은 대책만으로는 쌀값 하락을 막는데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농 충북도연맹은 새누리당 충북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새누리당이 최근 쌀값 안정을 위해 공공비축미 20만 톤 추가 수매와 민간 매입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 양곡창고에 국내산 쌀 87만 톤과 수입쌀 50만 톤 등 137만 4,000톤이 쌓여 있는 데 이는 적정량에 두 배가 넘는 것”이라며 “보관비만도 3,000억 원이 넘게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쌀값을 보장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재고 쌀을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정부는 이산가족상봉 등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지금 북에 쌀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농 전북도연맹‧전국쌀생산자협회 전북도본부도 성명을 내고 “정부는 우리 쌀이 넘쳐나는데도, 밥쌀 수입을 강행했고, 떡과 막걸리 등에 사용되는 가공용 수입쌀도 20% 할인해서 방출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정부는) 터무니없는 막장 대책을 앞세워 국내 농업을 무너뜨리는 반농정책을 멈춰야 할 것”이라면서 “정부수매량의 확대와 쌀 수입 중단으로 끝 모르게 폭락하고 있는 쌀값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강력 촉구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박민수 의원은 지난 14일 ‘2015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해 “지난 예산심사에서 밥쌀용 쌀을 수입할 여지가 있는 예산 270억 원을 삭감했다”면서 “지금과 같이 쌀값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밥쌀용 쌀 수입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정부가 추진하는 한중 FTA는 우리 농업에 불리한 요소들이 숨겨져 있는 게 많은 만큼 추가 협상 내지는 재협상해야 할 필요가 있고, 철저한 대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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