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웹툰 해고’ 권성민 예능PD에 대한 사측의 해고‧징계‧전보 조치가 모두 무효하다고 판결하자, MBC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재판부 판단에 유감을 표명, 항소 방침을 밝혔다.

MBC는 24일 “회사 비방과 시청자를 모욕한 미성숙한 행위, 끝까지 책임져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권 PD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에 올린 회사 풍자글을 일일이 열거하며 해고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특히 권 PD에 대해 “미성숙함과 오만에 빠져 상대가 누구든 닥치는 대로 비난하고 모욕을 줬다”고 비난하면서 “기형으로 난 떡잎은 잘라내야 잡초로 자라지 않고, 피를 뽑아줘야 벼가 잘 자라듯 자성의 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회사와 동료를 조롱하고 비웃은 권성민에 대해 문화방송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조처는 해고였다”고 주장했다.

MBC가 ‘미성숙함과 오만’, ‘기형으로 난 떡잎’ 등의 표현을 써가며 자사 직원이었던 권 PD를 비난한 데 대해 MBC 내부에서는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당사자인 권성민 PD는 MBC의 입장문에 대해 “현 언론사 임원급 직원들의 작문 사례”라고 꼬집으면서 이를 언론사 지망생들에게 소개했다.

그는 2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저는 굳이 읽어보지는 않았으나 워낙 명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해 소개한다”면서 “역시 일개 사원들의 글을 보시는 것 보다야 임원급이 작성 혹은 결재한 글을 보시는 게 도움이 되겠지요. 작문 공부에 참고하세요”라고 비꼬았다.

정영하 전 노조위원장은 “MBC의 주장대로라면 오늘(24일)의 판결은 누가 기형으로 난 떡잎이며 회사를 떠나야 하는지 선고한 셈”이라면서 MBC의 입장문에 근거해 “권성민 PD는 정형! 징계를 남발한 MBC 경영진은 기형!”이라고 일갈했다.

이상호 기자도 “MBC 보도자료 정말 미성숙하고 오만하다”면서 “설마 훌륭하신 안광한 사장님 뜻은 아니겠지요?”라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한 네티즌은 “(MBC 보도자료를) 읽고 나서 이게 과연 공영방송사가 낸 보도자료인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아무리 재판에서 졌다고 어떻게 이런 품위없는 단어(를 쓸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