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재단 ‘사람’과 국제엠네스티 등 국내 100여개 인권단체들이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박래군 4.16연대 공동운영위원의 석방을 정부에 촉구했다. © go발뉴스(강주희)

인권재단 ‘사람’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등은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싸워 온 박래군 활동가를 구속하는 것은 진상규명과 선체인양에 대한 전 국민적 요구를 묵살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 위원은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추모집회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은 “범죄사실의 주요 부분에 대한 소명이 있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박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위원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 위원을 구속한 정부와 사법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인권활동가들은 ‘박래군을 석방하라’, ‘인권을 가두지 말라’ 등 구호를 외치며 박 위원의 석방을 촉구했다.

발언에 나선 이상희 인권재단 사람 이사는 “박래군 활동가가 구속됐다고 해도 그가 주장해온 인권은 감옥에 가둬질 수 없다”며 “진실은 영원히 가둘 수 없다는 것을 꼭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의 얼굴이 그려진 가면을 쓰고 나온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 학살을 당하는 사람들 곁에는 늘 박래군 활동가가 있었다”며 “박래군이 우리고, 우리가 바로 박래군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박래군을 가둠으로써 진실과 민주주의를 가뒀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다. 여기 있는 모두가 박래군과 함께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인권활동가가 박래군을 석방하라'라고 적힌 노란 피켓을 들고 있다. © go발뉴스(강주희)

▲ (왼쪽부터)이종걸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집행위원, 이상희 인권재단사람 이사,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 © go발뉴스(강주희)

지난 21일 박 위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청원을 유엔특별보좌관에게 제출한 국제엠네시티 한국지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김희진 사무국장은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평화로운 집회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며 “이는 국제인권기준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김 사무국장은 “한국정부에 불법적이고 불필요한 인권 침해를 중단할 것과 이로 인해 구금된 박래군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즉시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이 모욕되는 지금의 상황을 두고 보지 않을 것”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박 위원의 구속으로 큰 부재를 느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박래군 활동가가 누구보다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이라며 “세월호 참사 이후 꾸준히 싸울 수 있었던 것도 유족의 마음을 생각하고 짐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4·16연대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도 박 위원의 석방를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의 무리한 공안탄압이 계속 자행되는 이유는 박근혜 정부가 현 위기를 돌파하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