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조선인 강제징용이 이뤄진 일본 근대 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로 한 것과 관련, 민족문제연구소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 추구라는 본래의 이상보다 돈과 힘의 논리에 지배당하고 있는 세계유산위원회의 현실과 역사인식의 저급함을 강력 비판한다”고 반발했다.

6일 민족문제연구소는 「유네스코 정신에 위배되는 일본 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를 비판한다」는 제목의 긴급성명을 통해 “결국 메이지 시대가 세계유산이 되고 만 것”이라며 “‘부정적 유산’으로서의 의미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의도대로 찬란한 세계유산의 하나로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고 이같이 비판했다.

▲ 군함도’라는 불리는 일본 하시마섬은 가장 적은 조선인 징용자들이 동원된 곳이지만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SBS

앞서 5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 규슈-야마구치와 관련 지역’에 대한 심사결과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일본 근대 산업시설에 조선인 강제 노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반영해, 세계유산에 등재하도록 최종 결정한 것.

핵심 쟁점이었던 ‘조선인 강제노역’은 결정문 본문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일부 시설에서 의사에 반해 가혹한 조건에서 한국인 등의 강제 노역이 있었다’는 일본 측 발언을 주석 형태로 결정문에 반영했다.

연구소는 “21개 위원국 만장일치 합의 원칙을 한 번도 깬 적 없던 유네스코는 결국 다른 위원국의 의견 진술 없이 한국과 일본의 의견 표명만으로 등재 심의를 끝냈다”며 “위원회 스스로가 이 사안을 한일간의 정치적 문제로 치부하고 야합을 방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한국 정부는 겨우 ‘강제노동’이라는 문구 하나를 얻었다고 해서 이를 과대 포장해 외교적 성과로 자화자찬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해 온 일본과 달리 뒤늦은 대응에 급급해 온 한국 정부와 외교당국에 대해서는 두말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아울러 “세계유산에 등재됐다고 해서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의 책임이 결코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 정부도 강제노역 사실이 명기됐다는 사실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끝나지 않은 고통 해결에 진지하게 나서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우리 정부 측의 ‘전방위적인 외교 노력이 이루어낸 값진 성과’라는 평가에 대해 질타하는 반응들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앵벌***)은 “일본에 넘어간 등*외교. 저곳에 강제 징용 팻말 설치하지 않아도 아무 제재도 없다”고 비난했고 또 다른 네티즌(밥**)은 “5만 8000명이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았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외교한답시고 비행기타고 완전히 놀러 다녔군?”(cap*******), “해방 이후 가장 치욕적인 외교를 펼친 이들”(y**), “결국 일본인들은 결정문의 본문만으로 강제징용은 없었다고 우길 이들”(wnl*******), “ㅎㅎ웃지요~ 정부는 손으로 태양을 가리는 쪽팔린 짓은 하지마라”(미의**), “답답한 정부 이 나라 정말 살기 싫다”(nim****), “등재도 못 막은 등*정부”(바로**), “국가의 모욕은 괜찮고 외교부의 안위만 괜찮으면 외교부는 스스로 잘했다고 평가한다”(뿡뿡*) 등의 비난 반응들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