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일본의 강제징용시설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일본 정부가 “세계유산 신청 대상은 1910년 이전 것”이라며 강변했다.

5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조선인 강제 징용은 2차 세계대전의 일이며 이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신청은 그것과는 시기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한국 정부가 문제시 하는 것은 제 2차 세계 대전 때의 일로 일본의 근대산업 유산들은 모두 1910년 이전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곳에서 조선인 강제 징용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유네스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권고를 존중하고 기술 및 전문적 관점에서 심의를 진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규슈와 아먀구치현에 있는 제철소, 조선소, 탄광 등 23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이중 문제가 되는 곳은 미쓰비시 중공업의 나가사키 조선소와 해저 탄광인 하시마 탄광, 다카시마 탄광 등 7개 시설이다. 이곳으로 조선인 5만7900명이 강제로 끌려가 94명이 사망했고, 5명이 실종됐다.

▲ 군함도’라는 불리는 일본 하시마섬은 가장 적은 조선인 징용자들이 동원된 곳이지만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SBS

우리 정부로선 당장 또 다른 악재를 만난 셈이다. 외교부는 유네스코 주재지인 프랑스 파리와 외교 채널을 동원해 회원국들을 설득하겠다며 부랴부랴 나섰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유네스코 예산을 가장 많이 내는 나라로 그만큼 입김이 막강하다. 또 다음 달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과 8월 종전 70주년 ‘아베 담화’를 앞두고 있어 우리 정부의 부담이 크다.

한편, 백제역사유적지구도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네스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지난 4일 백제지구를 세계유산에 등재하도록 유네스코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백제지구는 공주·부여·익산의 백제시대 유산 8곳을 한데 묶은 것은 말한다. 백제지구가 등재되면 한국은 12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