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초짜리 영상 속 사람들은 이 세상을 ‘희망없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3M 방역 마스크를 쓰고 비누로 두 손을 박박 문지른다. 기침을 하는 사람은 무조건 피하고 볼 일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이들은 고민한다. 콧쿠멍에 바세린이라도 발라야 할지. 어쨌든 올해의 목표는 단 하나다. 살아남는 것.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사태를 풍자한 영상이 화제다. 패러디 영상으로 유명한 페이스북 페이지 ‘동네오빠 엔터테인먼트’가 지난 9일 공개한 50초짜리 영상이다.
영상의 제목은 ‘매드메로스’(MadMERS)다. 지난달 개봉한 액션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패러디 했다. 핵전쟁으로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한국의 메르스 사태에 재치있게 빗댔다.
▲ 매드메로스(MadMERS) 영상 화면 캡처
영상은 한 남성이 방역 마스크를 쓰며 시작하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화면 하단에는 “희망없는 세상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는 바세린을 콧구멍에 발라야 하나”라는 자막이 뜬다.
이어 손가락으로 바세린을 코에 바르는 장면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무표정하게 육교에서 내려 온다. “올해의 목표 역시 살아남는 것이 되었다”, “손은 씻고 다니냐”, “기침하는 사람 가까이 가지 마라” 등의 메르스 사태를 비꼬는 내용의 자막들이 이어진다.
무엇보다 이 영상의 하이라이트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패러디다. 전국으로 번진 메르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고 회피하는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영상은 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 예정일이었던 14일 ‘미국 가는 날’이라고 적힌 달력을 클로즈업 한 뒤 “아 몰랑, 난 미국 갈 거야”라고 쓴 자막이 이어진다.
▲ 매드메로스(MadMERS) 영상 화면 캡처
지난 3월 19일 박 대통령이 청와대 무역투자진흥회에서 한 발언도 삽입됐다. “대한민국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해보세요”라며 웃음소리와 함께 “다 어디 갔냐고. 저 중동에 다 갔다고”라는 자막이 나온다. 그리고 화면에는 모래 폭풍이 부는 사막이 등장한다.
영상 마지막에는 “모두 살아남읍시다”라는 자막과 함께 메르스 핫라잇 (043-719-7777)을 소개하며 끝난다. 현재 이 영상은 11일 오후 6시 기준 3만2000여 차례 조회됐다. 같은 시간 페이스북에서는 4만8135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