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에서 법인세 인상과 관련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친박 실세 의원이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강석훈 의원이 법인세율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고,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에 반색했다.

강 의원은 20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최근 경기 부진으로 인해서 세수 결손이 발생하고 있고 복지 수요가 매우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 재정이 악화될 우려가 존재한다”며 “공공부문 구조개혁이라든지, 지출 효율화, 이런 조치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향후 세수 감소가 국가 재정의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강 의원은 “재정이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기를 활성화 시켜 세수를 자연스럽게 증대시키는 것과 지출 구조를 개선하는 것 등이 있다”며 “이와 같은 방법도 다 열심히 했는데 이게 제대로 안될 경우 세금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법인세 인상하는 것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사진제공 = 뉴시스>

이어 강 의원은 “재정 부분을 생각해서 세금을 올리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는데, 또 다른 요인도 감안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디플레이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며 “많은 전문가들이 현재 보기에 우리나라가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디플레이션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 동안 법인세 인상을 주장해왔던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날 이 같은 강 의원의 발언에 “반가운 소식”이라고 반색을 표했다.

이러한 여권의 기류 변화가 그 동안 “법인세의 ‘ㅂ’자도 꺼내지 말라. 법인세율 인상은 없다”고 일축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면 오는 8월 기획재정부에서 발표 예정인 세법개정안에 이 같은 안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과는 별도로 여권내 기류 변화라면, 법인세율 인상은 국회 차원의 논의가 이뤄지고 이번 국민연금 개혁안처럼 당‧청간 갈등의 기폭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친박실세 강석훈 ‘법인세율 인상’ 발언에 여야 두 손 들어 환영”

다만,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율 25%에서 22%로 낮춘 것을 다시 환원하자고 주장하던 야당은 ‘친박 중의 친박’, ‘박근혜 대통령의 그림자’라고 불리는 강석훈 의원이 법인세율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자 “반가운 소식”이라고 두 손 들어 환영했다.

또 강 의원이 이렇게 법인세율 인상 가능성을 들고 나온 것은 세수 부족이 3년째 계속된 데 이어,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재정악화가 심각해질 대로 심각해진 상황임을 방증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 <사진제공 = 뉴시스>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는 ‘go발뉴스’와 통화에서 “강 의원의 입장변화를 긍정적 변화라고 본다”며 “지난 연말정산 보완입법을 국회에서 추진하기에 앞서 간사간 합의로 올해 세법 심사에서 부터는 여야간 합의로 처리한다는 걸 분명히 하고 연말정산 보완대책 심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법인세 정상화 없이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세법처리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미리 주지시켜놨는데, 이렇게 여당의 입장 변화가 있다면 올 연말 세법 개정안 협상을 하는 데 많은 난관이 제거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정부와 청와대”라면서 “그동안 법인세율 인상에 반대해왔던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법인세율 환원과 수출 대기업, 재벌대기업의 경우 R&D투자세액 공제라던가, 기타 세금 감면제도도 이제 대기업은 졸업을 시켜 줄 때가 됐다”며 법인세제 구조 개혁을 주장했다.

기재위 소속 박원석 정의당 의원도 이날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여권의) 바람직한 변화”라면서도 “정부가 나서서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세제개편안을 내지는 않을 것이다. 국회차원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법인세 감세의 효과가 세수기반을 많이 약화시켜서 재정적자가 누적되는 하나의 원인이 됐기 때문에 정상화 차원에서 법인세 감세 철회는 당연히 해야 할 기본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나아가서 소득세와 법인세 다 포함해 세제 전반의 구조적인 개혁의 필요성도 검토를 해야 한다”며 “매년 복지예산을 비롯해 재정 수요는 늘어나는데 지금의 재정구조는 굉장히 불안하다. 미래의 재정 수요에 대비한 재정구조를 만들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