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오는 16일 관변단체를 동원한 ‘국민안전 다짐대회’를 열기로 해 논란이다.

국민안전처는 8일 “국민들과 함께 안전의식을 고취하고, 재난 없는 안전한 나라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 위해 ‘제1회 국민안전의 날 국민안전 다짐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대회를 통해 대형 재난 사고를 예방하고,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행사는 세월호 1주기인 오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며, 10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대회로 진행된다. 국민안전처는 이번 행사를 위해 최근 국회, 공공기관, 17개 광역시도, 안전책임관, 안전 관련 단체 등에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날 행사는 국민안전처 경과보고, 국민의 목소리, 대회사, 안전관리헌장 낭독 순으로 진행된다. 재해재난과 산업안전, 교통안전 등에 종사하는 각 분야 관계자들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된다. 국민안전체험전과 사진전, ‘안전신문고’ 어플리케이션 시연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다만 세월호와 관련된 사진이 게시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 4.16 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서 ‘선체 인양과 특조위 출범을 촉구하는 416시간 집중농성’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가 1주기를 ‘추모’ 빠진 관변행사로 보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민안전의 날’을 만들었다면 당연히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로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여야 의원들도 한 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제를 안산에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주관해 개최해줄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세월호 1주기를 ‘안전’, 추모제를 ‘정부 주도 행사’로 축소시킨 것에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러나 행사를 주관하는 국민안전처는 “예정대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고명석 국민안전처 대변인은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안전다짐대회’는 세월호 추모제 성격과 다르다”며 “추모 행사는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주도해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추모 성격으로 가려면 어차피 한 행사로 가야한다. ‘국민안전의 날’이기 때문에 한 사고를 특징지어 주관하기는 어렵다. 정부 측에서는 앞으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예방이나 사고 대응 등을 좀 더 새롭게 잘하겠다는 다짐을 부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도 국민안전다짐대회 초청장을 보냈지만 참석이 가능하다는 최종확인은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사 취지 논란에 대해서는 “안전예방을 잘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정부 차원의 행사”라고 반복해 강조했다.

이에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유선전화로 초청을 받았으며, 유가족들을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힌다”고 전했다. 가족협의회는 경기도·안산시와 함께 안산에서 별도의 추모제를 주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