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이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가 아직도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세월호 참사 이후 느끼는 안전 체감도가 이전과 별 차이가 없다’는 응답자가 68.7%, ‘이전보다 위험하다고 느낀다’는 응답자도 18.5%에 이르면서 응답자의 87.2%가 우리 사회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반면 ‘이전보다 안전하게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11.2%에 그쳤다.

이는 참사 후 해경해체, 국민안전처 신설 등 각종 안전대책을 시행했지만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경기 판교 환풍구가 사고, 전남 담양 펜션 화재 등 대형 안전사고가 계속 발생해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장 많이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과 비슷한 나이대일수록 안전 체감도가 낮았다. 19~29세에서 ‘이전보다 안전하게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4.2%에 불과했고, 30대와 40대도 각각 6%와 6.5%로 낮았다. 이에 비해 50대는 20.4%, 60대 이상은 17.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세월호 선체의 온전한 인양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 2명 중 1명꼴로 선체를 인양해 참사 발생과 승객구조 실패 원인 등을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응답자 47.2%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인양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사고 유족들이 인양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라고 답한 이들도 찬성 답변자 중 27.0%를 차지했다. 또 ‘배를 인양해 이번 참사를 역사적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고 답변한 이들도 23.6%나 됐다.

진상규명과 함께 선체에 남아 있을 실종자를 수습하기 위해 인양을 해달라는 유족들의 호소에 상당수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는 2일 임의 걸기(RDD) 방식의 휴대폰과 집전화 동시 면접조사(CATI)로 실시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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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세월호 선체 인양 결정에 대해 “여론조사가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라며 정부 주도로 국민들에게 인양 비용 등을 알린 뒤 여론조사를 통해 인양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밝혀 희생자 가족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앞선 여론조사를 비롯해 각종 조사에서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세월호 인양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비용 등을 이유로 세월호 인양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장관은 또 “이달 중으로 민간 전문가 중심의 기술 검토 TF(태스크포스)가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밝힐 것”이라며 “(인양 비용은) 900억원에서 2,000억 원 사이가 될 것이다. 인양 기간은 기상이 좋지 않아 작업을 할 수 없는 날짜를 고려해 최소 12개월에서 최장 18개월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