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 등 11개 협회 “일베 기자 정식 임용 결사 반대”
KBS 본부, 전국기자협회 등 11개 협회가 <KBS>의 ‘일베 기자’에 대한 정식 임용을 결사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기자협회, 아나운서협회, 촬영감독협회 등을 비롯한 11개 협회는 30일 <KBS> 본관 앞에서 ‘일베 기자’ 사태와 관련해 정식 임용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월 <KBS>의 한 수습기자가 과거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음담패설, 여성비하 등의 글을 게재하는 등 유저로 활동한 전력이 드러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해당 기자는 오는 4월 1일 정식 임용을 앞두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도국 막내 기수인 41기 기자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위기에 놓은 KBS 뉴스를 지키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1년동안 제 이름 앞에 있는 KBS가 갖는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 깨닫는 나날들이었다”고 밝혔다.
41기 기자들은 “앞으로 이틀 후면 특정지역 혐오와 성차별을 숨기지 않았던 한 수습사원도 KBS 뉴스를 대표하는 기자가 된다”며 “차별과 폭력, 약자에 대한 배척을 자랑하고 과시할수록 존경을 받는 일베 유저가 KBS 기자라는 이름으로 현장을 누빌 때 시청자는 우리 뉴스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일베 기자가 들어온 뒤에도 KBS를 공영방송으로서 지킬 자신이 없다”며 “가치를 잃을까 두렵다. 막내들은 일베 유저를 후배로 받아들일 수 없다. 간곡히 요청드리니 선배들이 저희에게 누누이 강조하던 공영방송의 가치를 지킬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11개 협회는 공동 기자회견문을 통해 “KBS는 권력을 견제하고 자본을 감시하며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고 모든 형태의 차별을 거부한다(방송그래픽 협회)”며 “특정지역과 특정이념을 차별하고, 여성을 혐오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고, 장애인을 비하하는 몰상식과 부도덕은 KBS의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다(여성협회)”라고 주장했다.
또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해 장기간 무차별적 조롱과 야유를 공공연히 일삼아 온 폭력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의 회원이 이제 KBS의 기자가 되려 하고 있다(아나운서 협회)”며 “이는 공정성, 신뢰성이 생명인 공영방송 KBS에 스스로 사망선고를 내리는 것과 같다(전국기자협회)”고 꼬집었다.
아울러 “따라서 KBS 내부의 모든 구성원들은 ‘일베 수습기자’의 정식 임용을 결단코 반대한다(촬영감독 협회)”면서 “조대현 사장과 경영진은 문제가 된 신입사원의 임용절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촬영기자 협회)”고 강조했다.
한편, ‘일베 기자’ 사태와 관련해 <KBS>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