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지난 2012년 설계수명 30년이 끝난 뒤 가동이 중단된 원자력발전소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 허가안을 재논의 할 예정인 가운데 공청회 등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부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겨레>에 따르면 원안위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지난 12일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재상정을 결정한 ‘월성 1호기 계속운전 허가’에 대해 다시 심의한다.

지난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의 표결처리 주장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확인을 위한 질의가 남았다며 반대하는 의견이 제기돼 재상정이 결정됐다.

하지만 원안위가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심사에 공청회 등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부하는 등 재논의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올해 1월 공포된 개정 원자력안전법이 노후원전의 수명 연장 심사와 관련해 공청회 등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즉시 도입하도록 했지만 원안위 사무처는 월성 1호기 심사엔 이를 적용할 수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옛 원자력안전법 제103조 제1항에서는 신규 원전의 건설 허가를 신청할 때만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한 뒤 공청회 등 주민 의견 수렴을 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공포된 개정법은 이를 노후원전의 수명 연장을 신청할 때도 확대 적용하도록 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이 공청회를 요구할 수 있도록해서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한 원안위 내부적 반발도 있었다. 김광암 원안위원의 공식 질의서를 보면 “월성 1호기 계속운전(수명연장) 심사 신청이 비록 이 법 개정 이전에 이루어졌다고 해도 현재 심사가 완결되지 않은 월성 1호기에 대해 지역주민의 의견 수렴 등 조치를 보완적으로 취하도록 유도할 이유와 법적 근거는 충분하다고 보이는데 사무처의 입장은 어떤지 검토해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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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임명된 조성경 원안위원의 한수원 원전부지 선정위원회 활동경력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자격 논란까지 불거져 표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은 25일 “조 교수가 2010년 12월14일부터 2011년 11월10일까지 부지선정위에서 활동한 것으로 돼 있어 원안위법의 위원 자격 제한 조건인 ‘최근 3년 이내 원자력이용자가 수행하는 사업에 관여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원안위는 “부지선정위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고 활동한 것이어서 원자력이용자 사업에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원안위 사무처가 지난달 22일 장 의원실에 제출한 위원들의 ‘정부와 공공기관 관여 현황’에는 조 교수의 부지선정위 활동 사실이 빠져 있었다.

환경운동연합과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은 서울행정법원에 조 위원의 임명무효 확인 소송 및 효력정지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