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설을 맞아 이희호 여사, 전두환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국가 원로들을 잇따라 예방했다.
이 총리는 19일 오전 서울 동교통 김대중도서관으로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이 총리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대통령을 모시고 (평양에) 갔다. 그때 여러가지로 남북관계 초석을 깔아주신 덕분에 (남북관계가) 많이 발전했는데 요새 경직된 것 같아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희호 여사는 “국민을 위해 수고 해달라. 잘하실 것으로 믿는다”며 이 총리의 취임을 축하했다. 이 총리는 오는 5월로 예정된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위해 행정적 절차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완구 총리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청구동 자택도 찾아 김 전 총리에게 큰 절을 했다. ‘포스트 JP’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만큼 두 전현직 총리의 만남은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김 전 총리는 “소신껏 국가에 봉사할 기회가 주어졌다”며 “총리가 일인지하에 만인지상이고, 큰 긍지와 책임이 같이 온다. 대통령을 잘 보좌해야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무래도 여성(대통령)이라 생각하는 게 남자들보다 섬세하다. 절대로 거기에 저촉되는 말을 먼저 하지 말고 선행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이 총리도 “그러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이 총리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을 두고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총리가 국보위에서 근무하고, 당시 행적을 인정받아 보국훈장 광복장까지 받은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국보위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군사반란 후 국가기강의 확립을 위해 설치한 입법기관이다. 영장없는 강제구금, 인권침해, 살인 등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총리는 당시 “경찰에 입문한 경정으로 할 수 없이 근무했고, 행정업무만 담당했다”고 해명했다. 국보위 훈장 반납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이 후보자의 설날 행보에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립서비스가 아니라 실천이다. 6.15정신으로 남북 대화의 길을 열어라”(@ssar***),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박탈당한 전두환을 예방하다니. 제정신인가?”(@freemo***), “민족 최대 명절 설날에 세월호 유가족이나 고통받는 국민들을 찾아 위로하기는커녕 전두환을 국가원로라며 인사한 이유는 뭔가요?”(@bhcc***)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