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남의 일 아닌 우리 일.. 진실 수면 위로 올려야”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6시 광화문 농성장에서 ‘얘들아 올라가자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추운 날씨에도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한 시민 100여명이 촛불을 들고 문화제에 참석했다.
가수 ‘엉망’의 공연으로 문을 연 이날 문화제는 세월호 유가족의 발언과 안산~팽목항 도보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의 발언, 노래패 공연 등이 이어졌다.
유가족 도보행진에 참여한 시민 방형민씨는 단상에 올라 자신의 소감을 전했다. 방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 가만히 있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다”며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에 광화문 광장에 나오고, 유가족들과 함께 했던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방씨는 “유가족들과 마찬가지로 4월 16일 이전처럼 더 이상 살 수 없음을 깨달았다”며 “세월호의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고 책임자가 처벌받는 날이 속히 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혹여 그날이 더디게 오더라도 절대로 잊지 않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주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부평에서 서명을 받고 있는 시민’이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국민들이 다음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반드시 정권을 바꾸고 가라앉은 세월호의 진상을 수면 위로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문화제에 참석한 가수들은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을 방해하는 여당과 정부를 비판했다. 시민 사회 활동가들이 모여 만든 춤패 ‘경계를 가르는 자유의 힘 연합 몸짓패’는 “세월호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라며 “이러한 사건조차 책임지지 못한 정부에 분노를 느꼈다”고 비난했다.
가수 버드나무 소년도 “유가족과 국민들을 진실을 밝히려고 거리로 나오는데 정부는 진실을 묻고 외면하고 있다”며 “광화문에 한 뜻으로 모인 만큼 최선을 다해 국민의 목소리를 내자”라고 말했다.
문화제 마지막 순서에는 단원고 2학년 고 오영석군의 아버지 오병환씨가 발언에 나섰다. 오씨는 “정부에 압박을 할 수 있는 곳은 오로지 광화문 광장”이라며 세월호 진상규명과 선체인양에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호소했다. 오씨는 세월호 농성장이 세워진 지난해 7월부터 광화문 광장을 지키고 있다.
오씨는 “단원고 유가족들은 안산에서 사는 평범한 시민이었다. 그러나 세월호로 한 순간에 유가족이 됐고, 이젠 정부의 외면을 견디며 버텨야 하는 지경까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왜 아이들을 구조를 안했는지, 왜 바다에 수장을 시켰는지 이제 알 것 같다”며 “매일이 억울하고 분하고 원망스럽다. 대한민국을 바꿔야 한다. 광화문에 국민들의 힘을 집중 시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제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달빛행진에 참석했다. 시민들은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하라”, “조사특위 완전하게 가동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