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된 후 첫 촛불 문화제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세월호 참사 207일째인 8일 200여명의 시민들이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 첫 촛불을 밝혔다. 시민들은 “진상규명은 이제 시작이다”, “대통령도 조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특별법 제정 이후 더욱 철저히진상을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세월호 특별법에 담긴 내용과 쟁점, 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시민들에게 설명했다.

▲ ⓒ '세월호국민대책회의'

전날인 7일 가결된 세월호 특별법에는 총 17명(상임위원 5명 포함) 규모의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진상규명조사를 위해 자료제출 거부, 청문회 불출석 또는 위증에 대한 처벌규정 등이 명시돼있다.

박 변호사는 “가족들이 단식과 농성, 행진, 특별법 서명 등을 하며 여당의 양보를 이끌어 냈다. 전례없이 청문회까지 인정하는 법을 이끌어 냈지만 한계는 있다”며 “위원회 구성을 마무리 져야 한다는 내용이나 여당의 합의가 필요한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유가족들이 특별법이 미흡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특별법은 아직 부족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분명히 가르쳐 주고 있다”며 “이대로 놔두면 안되고 감시 감독을 꾸준히 해야 한다. 나라의 주인인 우리가 끝까지 책임지고 열심히 하자”고 시민들에 호소했다.

단원고 오영석 군 어머니는 특별법이 통과되던 전날을 회상하며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 역겨웠다. 토할 것 같고 열이 나고 이를 속으로 누르느라 죽는 줄 알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영석 군 어머니는 “어떤 불의를 당해도 계속해서 (진실을) 밝힐 것”이라며 “국민들, 시민들을 우롱했던 무리들을 바꿔보자. 여러분이 있어야 저희가 산다. 부모님들도 힘내서 함께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유가족들과 광화문 농성장 지킴이들이 앞에 나서 '잊지 않을게'를 시민들과 함께 부르고 있다 ⓒ '나혜윤'

이호중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진실 규명 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출발선에 서 있다. 진상조사위원회가 강제 조사권이 없다는 한계가 있음에도 그 조사권을 얻어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바로 여러분들의 힘이고 유가족과 국민들의 힘이다”고 밝혔다.

이 공동운영위원장은 “대통령을 청문회에 불러내는 것도 자료제출 요구권과 동행명령권 등도 국민들의 힘”이라며 “국민들의 힘으로 압박하고 요구해야 한다. 이게 바로 국민들이 가진 강제조사권이고 진실규명 위한 권리 아니겠나. 국민들이 잊지 말고 함께 해 범국민행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촛불 문화제에서는 서울 양천구에서 모인 시민들이 서명용지를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서명용지를 전달한 한 시민은 “어제 아이들이 자고 있는 모습이 예뻐 쓰다듬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떠올라 괜히 미안해서 손을 거두었다”며 “목숨보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아들딸들을 어이없이 보내고 지상 최대의 형벌을 받는 우리 이웃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도록 묵묵히 돕겠다”고 말해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