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은 최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 대해 “대통령의 회고록이 이렇게 쓰여지면 안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주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혹평했다.

노 전 의원은 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 측에서 뿌린 PDF 파일을 구해서 한 번 다 봤다”며 “국정 철학과 고뇌에 대해서 살펴볼 기회가 되기를 바랐는데 대부분의 내용이 자신이 곤경에 처했던 주요 쟁점에 대한 변명과 합리화로 가득 차 있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특히 노 전 의원은 회고록에서 중 ‘통일 문제와 관련해서 남한이 주도하는 흡수통일 방식의 통일 청사진을 자신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얘기했다’는 부분에 대해 “이제까지 이명박 정부까지 포함해서 한국 역대 정부들이 흡수통일은 우리의 노선이 아니라고 천명해왔던 바를 정면으로 뒤집는 발언”이라며 가장 심각한 부분이라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발언을 비공개 회담에서 했다. 또 그것도 최초로 자신이 했다는 걸 자랑삼아서 공개하는 것 자체가 앞으로 남북관계만이 아니라 심지어는 한중관계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단히 문제가 있는 대목”이라며 “국가나 국민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개인의 정치적인 기반과 이해관계를 앞세운 회고록이란 점에서 이건 상당히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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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노 전 의원은 “대통령 기록물을 불법적으로 공개한 문제, 공무상 취득한 기밀을 누설한 문제에 있어서 사법적인 법 적용의 문제까지도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NLL 대화록도 자신들이 정치적 필요에 따라서 함부로 공개해서 지금 법원의 유죄판결을 받았는데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 기밀 공개는) 실질적으로 국정 개입”이라며 “남북관계에 있어서 정권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는데 ‘자신들의 입장대로 해야 된다’는 식으로 강요하는 것”이라며 “퇴임한 대통령으로서는 금도를 벗어난 행위”라 지적했다.

회고록이 나온 시점에 대해서도 노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고점을 치고 사실 이제 내려가는 길목에 들어선 시점”이라며 “그동안 자신들의 어떤 정치적인 대목들에 대해서 궁색하게 반격을 가하고, 살아 있는 정치세력으로서 친이계의 입지를 열어가기 위한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