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 대해 청와대가 “유감”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2008년 MB 정부 출범 후 ‘친이계’와 ‘친박계’가 세종시 수정안을 두고 충돌을 빚은 해석을 놓고 정권 간의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MB 회고록’에 대한 입장을 묻자 “우리들이 입장을 내놓기는 참 어려울 것 같다”며 공식 대응을 피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당시) 세종시 수정안 반대를 한 게 당시 정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이 전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은 사실에 근거했다기보다는 오해에서 한 것이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밝혔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또한 “세종시가 2007년 대선 공약이었고, 이명박 대통령도 후보 시절 세종시와 관련한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했다”며 “박 대통령이 충청도민들에게 수십 군데 지원유세를 하면서 약속한 그런 사안이다. 이미 여러 차례 당시에 보도도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세종시 문제는 2005년 여야가 국토균형발전으로 협상 끝에 합의한 사안이고, 그 이후 지방선거, 총선거, 2007년 대선 때 당의 공약으로도 내걸었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 사진출처=이명박 전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

이어 “이 전 대통령은 대선승리 이후 세종시 이전은 공약대로 이행하겠다고 여러 차례 확인했다”며 “정 전 총리의 세종시 수정안 얘기가 나왔을 때 당시 박 대통령은 정치적 어려움 속에서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관점을 갖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런 문제가 정치공학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해석되는 것이 과연 우리나라나 국민이나 당의 단합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잘 아시다시피 박 대통령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개인의 소신이나 신뢰를 버리는 정치스타일이 아닌 것을 여러분이 잘 알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또한 이 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추진 비사를 공개한 데 대해서도 “놀라운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남북문제는 남북대화를 비롯한 외교 문제로 민감한 사안인데, 이렇게 세세하게 나오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