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낙하산은 로맨스, 박원순 낙하산은 불륜?”

낙하산 없을거라더니.. 공공기관장 80% 朴캠프·새누리 출신

이미지출처 = 오주르디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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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어느 정부도 이루지 못한 것을 박 정권이 해낸 게 있다. 놀라운 공수(空輸) 능력에 힘입어 나날이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대규모 낙하산 인사’가 그것이다.

‘공수부대 정권’인 주제에

이런 정권이 또 다른 진기록을 세우려고 안달이다. 새누리당이 박원순 서울시장 인사전횡 진상조사단을 꾸렸단다. 박 시장이 시 산하기관에 자신의 측근들을 영입하는 등 낙하산 보은인사로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야당 소속 현직 시장을 조사할 목적으로 여당이 진상조사단을 꾸린 건 전례에 없는 일이다.

‘박원순 인사전횡 진상조사단’은 7명으로 구성됐다. 김용태 의원이 단장을 맡았으며, 간사에는 ‘박원순 저격수’로 통하는 이노근 의원이 임명됐다. 유일호, 윤영석, 박인숙, 김용남, 황인자 의원 등은 위원으로 참여했다.

박 시장이 서울메트로, 도시철도, 시설관리공단, 서울시립대 등에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희망제작소, 아름다운 가게, 참여연대 인사들을 영입한 것은 지방자치제도의 전반을 위협하는 처사이어서 진상조사와 감사원 감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새누리당의 강변이다.

대표적 전횡 사례로 서울시립대 교수 초빙 문제를 꼽았다. 최근 초빙교수 자리를 열 몇 개 만들어 월 400~600만원을 지급하고 있는데 절반 이상이 박 시장의 정치적 인맥으로 채워졌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주장이다.

왜 하필 박원순?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교수 초빙 관련) 지시를 한 적이 없고, 지금 총장인 이건 총장은 내가 시장에 당선되기 전에 임명 된 분”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건 시립대 총장은 2011년 5월 총장에 선출됐다. 박 시장이 서울 시장으로 당선된 건 2011년 10월이니 오세훈 전 시장 때 총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박 시장은 또 “산하기관에 해당 분야 경험이 부족한 분이 있을 수 있다”며 “혁신이 필요해 혁신 전문가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미지출처 = 오주르디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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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은 즉각 성명을 내고 “비선실세 의혹 등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쏠린 국민 의혹을 어떻게든 돌려보려는 처량한 정치 공세”이자 “잠재적 야당 대권후보에 대한 흠집 내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낙하산 투하가 하도 빈번해 ‘공수부대 정권’이라고 불리는 정권이다. 이런 주제에 함께 일할 사람 몇 명을 요직에 임명한 박 시장을 향해 진상조사 운운하며 맹공을 퍼붓다니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공공기관장 80%, 임원 절반 ‘박 대선캠프-새누리당’ 출신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며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박 대통령은 당선이 되자마자 이 약속을 걷어찼다. 상위 12개 공공기관장 80% 이상이 낙하산으로 채워졌고, 최근 임명된 공기업 임원의 절반 정도가 ‘박근혜 대선캠프’와 새누리당 출신이다.

공공기관 임원 명단에서 ‘박근혜 대선캠프’ 출신들을 색출하려면 너무 많아 눈이 피곤해질 정도다. KBS 이사장, 코레일 사장, 방통심의위원장, 방송광고공사 사장, 마사회장, 지역난방공사사장,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보훈복지공단 이사장, 건설관리공사 사장, 에너지경제연구원장, 한국투자공사 사장, 전기안전공사 사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도로공사 사장, 국제협력재단 이사장,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 기관장만 해도 모두 다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미지출처 = 오주르디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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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 보다 상대적으로 낙하산 투하가 용이한 감사 자리 거반이 낙하산이다. 임원 중 낙하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40% 이상이다. 선대위 출신 ‘박피아’들이 제 밥그릇 키우기 여념이 없는 곳이 공공기관이다. 이러니 공기업 개혁이 구호가 그치고 말 수밖에.

그런데도 ‘낙하산 없다’ 우기니... 지록위마-이가난진 정권

황당한 건 박 정권의 거짓말과 오리발이다. 지난해 10월 ‘공수부대’ 논란이 커지자 국회운영위원회가 대통령실 국정감사 자리에서 김기춘 실장에게 ‘낙하산 인사’에 대해 물었다. 대답이 가관이었다.

“저희(박근혜 정부)는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는다. 자격 있는 사람에게만 인사를 한다.”

야당 의원이 “박 대통령 도왔던 친박 인사들이 기관장에 임명되지 않았느냐”며 다그치자 김 실장은 “능력 있고 자격 있다면 대선과 관련해서 안 뽑지는 않는다”며 말꼬리를 내리면서도 “자꾸 낙하산이라고 하지마라. 어느 정부나 국정철학을 같이 하고 자격 있는 사람을 임명한다”고 변명한 바 있다.

절대 낙하산을 투하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낙하산이 군집을 이루고 있는데도 낙하산은 없단다. 이러니 교수신문이 지난 한해를 돌아보는 사자성어로서 지록위마(指鹿爲馬)를 1위로, 이가난진(以假亂眞)을 3위로 꼽은 거다.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며 가짜를 흔들어 진짜를 어지럽히는 정권이다. 낙하산인데도 낙하산 아니라고 거짓말하며 낙하산을 ‘능력과 자격’이라고 우긴다.

이미지출처 = 오주르디 블로그,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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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보와 티끌 비유, 박 정권은 반성하는 마음으로 묵상해야

왜 박 시장만 공격하는 건가.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경남지사의 인사전횡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홍 지사는 당선되자마자 자신의 선거캠프 출신을 대거 주요보직에 배치해 ‘선거캠프를 그대로 도청에 옮겨놓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공무원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군청이 해야 할 인사를 가로채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디도스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던 최구식 전 의원을 정무부지사에 임명해 빈축을 산 바 있다.

똥 묻은 놈이 겨 묻은 놈 나무라는 것도 유분수다. ‘박근혜의 여단급 공수부대’는 로맨스이고 ‘박원순의 낙하산’만 불륜이란 말인가. ‘박근혜 낙하산’이 들보라면 ‘박원순 낙하산’은 티끌도 안 된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반성하는 마음으로 아래 구절을 깊이 묵상하기 바란다.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도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더러 ‘네 눈의 티를 빼내 주겠다’ 고 하겠느냐? 이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눈이 잘 보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꺼낼 수 있다.” (☞국민리포터 ‘오주르디’ 블로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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