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으로 사망한 강남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경비노동자 故 이만수씨가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은 2일 이씨의 분신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질병 판정서’에서 이씨의 분신과 관련해 “입주민과의 심한 갈등과 스트레스로 기존의 우울 상태가 악화되어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보이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업무상 누적된 스트레스가 극단적인 형태로 발현된 것”이라고 밝혔다.

▲ ⓒ MBC

경비노동자로 근무하던 이씨는 지난 10월 8일 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분신했으며, 한 달 만인 11월 7일 세상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입주민들로부터 폭언과 멸시 등 비인격적 대우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지만 입주민대표자회의는 이씨의 과거 우울증 전력 등을 들며 분신을 개인의 문제로 돌렸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이씨의 업무상 스트레스를 상당 부분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일반노조 김순희 국장은 “처음부터 용역회사나 가해주민들은 이씨의 성격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왜곡을 하며 사과를 거부해왔다”며 “자살이나 이런 것으로 산재로 인정받기 어려웠지만 사회에서도 사회적 타살로 보고 언론에서도 먼저 관심을 많이 가져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산재로 인정됐지만 이씨의 치료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화상의 경우 치료비의 대부분이 비급여 항목으로 들어가는데 산재에서는 이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국장은 “모금을 통해 치료비 일부분을 지원했고 장례도 민주노총 측에서 도왔지만 여전히 경제적인 문제가 남아있다”며 “분신으로 인한 사망이 산재로 인정됐을 경우 치료비의 대부분인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국장은“산재로 인정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며 “경비노동자의 감정노동에 관한 문제가 국회에서 다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