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들과 동료 경비원들이 8일 서울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주민대표자회의는 분신한 경비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 아파트에서 근무했던 경비원 ㅇ씨(53)는 일부 입주민의 비인격적 대우에 시달리다 지난달 7일 아파트 주차장에서 분신했으며 한 달만인 전날 결국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고용불안과 저임금도 모자라 모욕과 멸시, 인격 살인을 견디다 못해 분신한 경비노동자의 처절한 절규가 가슴을 저며온다”며 애도했다.

이어 “고인의 마음속에 응어리진 분노를 풀 수 있는 것은 진심 어린 사과뿐”이라며 “입주민대표자회는 입주민의 만행을 사죄하고 이러한 횡포에 대응할 수 없게 한 경비노동자의 고용불안을 해결할 대책을 제시하라”고 호소했다.

▲ ⓒ MBC

이들은 “입주민대표가 이런 일이 두 번, 세 번 일어나도 상관없느냐는 항의에 ‘상관없다’고 얘기했다가 일이 커질 것 같자 말을 바꿨다”며 “일부 가해 주민의 개인적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써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노동인권을 하찮게 여겨왔는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소위 지도층 인사들이 반성해야 하며, 정부는 근로기준법조차 적용되지 않는 열악한 노동 현실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민 ㄱ씨는 숨진 ㅇ씨에게 낙엽, 쓰레기 등을 수시로 지적하며 언어폭력을 가했고 아파트 5층에서 음식을 던져주며 먹으라고 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주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또 분신 당일 ㄱ씨가 비좁은 경비 초소에서 1시간 동안 모욕적인 언사와 행동을 일삼아 결국 ㅇ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해왔다.

* 이 기사는 인터넷 뉴스 신문고(http://www.shinmoongo.net/sub_read.html?uid=67711)에도 함께 게재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