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11년만 최고…“상승 불가피”

4년간 지속 상승 55% 넘어…전문가들 “물건이 없어”

봄 이사철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전세대란’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 아파트 전세가 비율이 55%를 넘겼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서민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높은 전세가 비율을 두고 반드시 전세가 상승으로 해석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세가 상승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전세가가 55%를 넘은 것은 11년만의 일이다.
 
KB국민은행이 최근 발표한 주택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시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5.2%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자료에서 2002년 12월 55.5%를 기록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강북지역은 57.1%, 강남지역은 53.7%의 전세가율을 나타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광주가 78.0%로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70%를 넘긴 지역은 경북(75.2%), 대구(74.6%), 울산(72.8%), 전남(72.6%), 전북(72.1%) 등이었다. 수도권 평균 비율은 56.8%, 전국 평균은 63.5%였다.
 
주목되는 것은 서울시의 경우, 최근 4년간 전세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월 38.2%로 최저점을 기록했던 서울의 전세가율은 이후 단 한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2011년 10월부터는 50%대에 진입했다.
 
전세가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과 관련, 박합수 국민은행 WM 사업부 팀장은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매수를 보유하고 전세에 안주하는 수요가 넘치고 있고 재건축이나 재개발 이주수요, 결혼 같은 신규수요, 봄 이사철을 대비한 이사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세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 때문에 비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팀장은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전세값이 올라가는 영향도 없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며 “어차피 주택 매매가는 계속 하락추세에 있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전세값이 올라가면서 폭이 줄어든 결과 전세가 비율이 상승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언급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go발뉴스’에 “전세가가 오를 때만 비율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매매가가 떨어질 때도 비율이 올라간다”며 “비율이 올라간다고 해서 전세가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전세가율이) 50%, 60%가 된다고 해서 ‘전세대란’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조금 섣부른 판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박 팀장은 전세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당분간 주택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전세 안주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수도권, 특히 서울 같은 경우에는 입주하는 아파트 공급분도 작년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 전세수요에 따른 전세값 상승은 올 봄까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박 팀장은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3~4년간 전세값이 상승해왔기 때문에 추가적 급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작년 상승률인 3.5% 수준과 유사하거나 하회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go발뉴스’에 “전세가 상승도 상승이지만 요즘 같은 경우에는 재계약 수요가 많아 딱히 전세물건 자체가 없다”며 “매매로 일부 선회하거나 반월세, 반전세도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안 팀장은 “전세가가 당분간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계속 상승할 것 같다”며 “물건이 없기 때문에 ‘(전세)대란’ 까지는 몰라도 전세란 우려는 된다. 올 봄은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주택 안정대책과 관련,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서민대상 전세자금 대출, 서울형 주택바우처, 집수리 사업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며 “정부가 바뀌는 시점이다보니 그간 못했던 것도 계속 (중앙정부에) 건의하려고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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