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과 통신소비자협동조합, 청년유니온, 참여연대 등 8개 통신·시민·청년단체가 22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단말기 유통질서를 공정하게 만들자던 단통법이 ‘전국민 호갱법’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오후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9월 1일 시행된 단통법이 대형 이동통신사들만 배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말까지 이통사들의 수익이 35.5%나 상승할 것이라는 기사와 함께 휴대폰 가격이 법 시행 전보다 20만원 이상이나 비싸졌다는 보도가 이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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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단체는 단통법 시행 이후 오히려 단말기 가격과 통신비가 상승했다며 그 원인으로 단말기 보조금 분리공시제 도입이 무산된 것을 지적했다.

분리공시제는 이동통신사 지원금과 제조사 장려금을 분리 공시해 시장에 풀리는 보조금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단으로 여겨졌지만 지난달 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 회의에서 이를 제외한 바 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분리공시제를 통해 이동통신사가 얼마나 내고 제조사가 얼마나 보조금을 지급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당초에 논의했던 대로 보조금을 고르게 지급하고 휴대폰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생길 수 있는 것”이라며 “이것을 가로막은 것이 정부의 규제개혁위원회”라고 밝혔다.

천 대표는 특히 “이 배후에는 삼성전자가 있었다”며 “얼마전 국회에서 단통법을 놓고 회의를 하는데 의원들 대다수가 ‘삼성전자의 이익을, 영업비밀을 어떻게 보호하겠느냐’고 말했다”며 “미국에서 50만원대에 파는 휴대폰을 우리나라에서 90만원에 파는 그것이 삼성을 위한 영업비밀이냐. 도대체 무엇을 위한 영업비밀이냐”고 힐난했다.

통신공공성포럼 이해관 대표도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분리공시를 막아 결과적으로 보조금만 줄고 단말기 가격만 오르는 결과가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동통신사의 독과점적인 시장구조가 소비자, 노동자, 대리점주들의 삶을 팍팍하게 하고 있다며 “단통법 논란을 계기로 ‘단통법을 폐기하라’, ‘개정하라’를 넘어서 통신요금을 내릴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의회에서 마련하고, 기본요금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이 진보정당인만큼 기본요금 폐지 정도는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각오로 해달라”고 말하고, “국민들도 이번만큼은 ‘요금제 반드시 내린다, ’이통3사 혼쭐낸다‘는 마음을 가지고 통신비 인하 운동에 적극적으로 호응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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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조형수 변호사는 “단통법 시행 22일만에 악법 중의 악법이 됐다. 소비자들은 단통법을 ‘단지 통신사만 배불리는 법’이라고 하고 있다”며 단통법의 개정을 위해 구체적으로 ▲분리공시제 시행 ▲외국보다 지나치게 높은 단말기 가격에 대한 검증 ▲보조금 제한을 통해 얻은 이익이 어떻게 소비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법령 개정 ▲기본요금 폐지를 주문했다.

한편 정의당은 “22일을 ‘단통법 개정과 통신비 인하를 위한 정의당 행동의 날’로 정하고 전국적인 동시 행동과 시민 캠페인을 통해 단통법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나갈 것”이라며 “통신비 인하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준비해 발의하겠다”며 국민들의 통신비 인하 운동 동참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