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28일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여야 대표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야당이 30일 본회의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먼저”라며 거부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양당 원내대표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더 이상 늦출 수가 없다”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께 여야 대표회담을 긴급히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정부와 여당이 진정성과 의지만 있다면 세월호특별법 제정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과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및 특별법 제정 책임을 유족과 야당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과연 유가족에게 있다는 말인가? 아니면 야당에만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가장 큰 책임은 누가 뭐래도 정부와 여당에 있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문 위원장은 “산적한 민생 현안들을 앞에 두고 여야가 기 싸움이나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정략적 정치를 그만두고 통 큰 정치에 함께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양당 원내대표 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국회가 세월호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이달 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10월 1일부터는 정국이 정상화되기를 간곡하게 바란다”며 여당에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오늘 당장이라도 만나서 세월호특별법 제정 문제와 국회 정상화 문제가 통 크게 일관 타결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김무성 대표의 화답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 ⓒ 새정치민주연합

그러나 새누리당은 30일 본회의에서 계류 중인 법안들을 처리하기 전에는 새정치연합과의 어떤 협상도 없다며 문 위원장의 제안을 거절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대표 회담에서 합의한들 과연 새정치연합 의총에서 지켜지리란 보장이 있느냐”며 “과연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새정치연합의 당내 의견과 당론은 무엇인지부터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도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의화 국회의장이 30일 본회의를 소집 해놓은 상태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새정치연합이 30일 본회의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먼저라는 입장”이라며 야당 측 제안을 거절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국회의원이 국회 일정에 참여하고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의무다. 국민 앞에 통 큰 정치를 논할만큼 떳떳하거나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세월호법 협상 관련 모든 책임을 청와대와 여당에만 전가시키는 일이야말로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했다.

더이상의 특별법 재협상은 없다며 야당의 본회의 복귀를 압박하던 여당이 다시 한 번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국회 정상화가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한편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이에 대해 “세월호특별법 제정과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을 한사코 거부하는 새누리당의 무책임이 벼랑 끝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민생이 급하다면서 협상은 안 하겠다고 하는 이런 궤변과 이중성이 어디 있는가”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