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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마지막 날인 24일(현지시각) 일정 발언 자료를 사전에 배포했다 갑작스레 전문(全文)을 취소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발언 자료에 포함돼 있던 내용 중에는 위안부 문제와 한중 외교 관계 등 민감한 사안이 포함돼 이를 두고 양국의 신경을 건드릴까 우려한 ‘갈팡질팡 외교’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날 오후 박 대통령과 코라이소사이어티·아시아소사이어티·미국외교협회 등 뉴욕소재 5개 연구기관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3시간여 앞두고 발언 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간담회가 끝난 후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미리 배포된 자료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알려왔다.

자료 배포 시점과 간담회까지 3시간여 동안 어떤 판단 변화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간담회 사전 자료를 보면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과거가 핵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있고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이자 보편적 인권에 관련된 사안”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중국과 관련해서도 “일각에선 한국이 중국에 경도됐다는 견해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한미 동맹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오해”라는 대목이 적혀 있는 등 중국과 일본의 신경줄을 건드릴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어 청와대가 부담스러워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후 청와대가 추가로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박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여러 도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동북아 정세의 유동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북핵 문제 등 도전과제에 대해 창의적 대응과 다원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할 것” 정도의 발언을 했다고 나와있다. 위안부 발언과 한중관계 등 민감한 내용은 모두 빠졌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청와대가 이쪽저쪽 눈치를 보다 ‘부담 없는’ 북핵 문제만 거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